답답한 공방만 이어진 ‘공매도 토론’… 이견만 재확인

이광수 2024. 3. 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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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공매도에 관한 개인투자자 의견을 듣는 토론회가 금융 당국에 의해 마련됐지만 답답한 공방만 이어졌다.

투자자 불신을 해소하려는 목적이었지만 개인과 기관, 금융당국 각자의 입장만 재확인한 자리였다.

이번 토론은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개인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금융 당국과 개인투자자가 직접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90분 토론 시간 대부분이 개인투자자가 제기한 의혹을 기관 투자자가 부인하는 데 할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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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시장 교란 의혹 재점검”
“홍콩 ELS 면밀히 감독 못 해 송구”
금융감독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개최했다. 기관과 당국, 개인 등 일반 방청객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 금융감독원.


증시 공매도에 관한 개인투자자 의견을 듣는 토론회가 금융 당국에 의해 마련됐지만 답답한 공방만 이어졌다. 투자자 불신을 해소하려는 목적이었지만 개인과 기관, 금융당국 각자의 입장만 재확인한 자리였다. 개인은 의혹을 쏟아내고 기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는 과정에서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금감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열었다. 기관과 당국, 개인 등 일반 방청객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토론은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개인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금융 당국과 개인투자자가 직접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토론회에서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90분 토론 시간 대부분이 개인투자자가 제기한 의혹을 기관 투자자가 부인하는 데 할애됐다.

박 작가는 현재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MM LP)만 예외적으로 공매도가 허용되는 것에 대해 “MM LP가 불법 공매도를 자행하고 있다”며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경제 유튜브 채널과)카르텔 방식으로 연결이 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정병훈 NH투자증권 상무는 이에 “작년 하반기에도 (금융당국의) LP 현장점검이 있었고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맞섰다.

신한투자증권이 불법 공매도를 한다는 주장도 토론회에서 다뤄졌다. 박 작가는 지난해 10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에코프로 주식 2995주가 신한증권을 통해 매도된 것이 신한증권 불법 공매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남궁태형 신한증권 준법감시인은 “신한증권에 섭섭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하자 박 작가는 “억하심정이 있어서 (문제 제기) 하는 것으로 말하지 말라”고 고함을 쳤다. 이후 박 작가가 신한증권 관계자 발언 진행을 막으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토론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박 작가 등이 제기한 의혹 등에 대해 “당국 등과 공조해 알아볼 것”이라며 “국민께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리고 의견을 구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의혹은 전제가 되는 사실부터 틀린 것이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한두 달 내에 자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감독 당국 책임론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면밀히 감독 행정을 하지 못해 손실을 본 피해자들, 국민들께 고통과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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