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틱톡금지법' 표결에…中 "안보 위협 증거 없이 괴롭혀"

13일 미 하원 표결 예정
"공평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자 괴롭힘"

미국 의회에서 중국 바이트댄스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법안, 이른바 '틱톡금지법' 표결이 곧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괴롭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틱톡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음에도 시종 틱톡 탄압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공평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자 괴롭힘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지럽혀졌고, 투자 환경에 대한 국제 투자자의 자신감이 훼손됐으며 정상적인 국제 경제·무역 질서가 파괴됐다"며 "결국 미국 스스로에 해를 끼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입법부에서 틱톡을 매각하라고 하면 중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별도로 답하지 않았다.

미 하원은 13일(현지시간)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도록 하는 틱톡금지법 표결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7일 미국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바이트댄스에 틱톡을 매각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 틱톡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로부터 초당적 지지를 받는 이 법안은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법안) 안건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번 표결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간다.

이 법안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안건이 효력을 발휘한 뒤 165일 안에 틱톡을 매각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 앱 스토어에서 틱톡 판매 자체가 불법이 된다.

틱톡의 미국 내 이용자 수는 약 1억7000만명이다.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미 정부와 정치권은 중국 기업이 소유한 틱톡의 사용자 정보가 중국공산당 정권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에 백악관은 지난해 연방정부 전 기관에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틱톡 측은 이전부터 이용자의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으며, 이 법안은 사실상 미국 내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처사라며 항의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