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AI가 국내 일자리 327만개 대체…60%는 전문직”
인공지능(AI)이 국내 일자리 327만개(13.1%, 2022년 기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13일 산업연구원은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내다봤다. 2022년 현재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4% 수준에 불과하지만,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성능을 고려할 때 이른 시일 내에 AI 도입이 확대되고 일자리 대체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자리 소멸 위험성이 큰 업종은 제조업(93만개)·건설업(51만개)·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6만개)·정보통신업(40만개)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주요 세부업종인 전자부품제조업·전기장비제조업 등이 위험하다고 산업연구원은 강조했다.
직종별로는 전문직 일자리 196만개가 AI에 대체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전체 위험군의 59.9%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공학전문가 및 기술직(113만개), 정보통신전문가 및 기술직(55만개) 등의 위험도가 높았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에 따른 일자리 소멸 충격이 크고 기존의 일자리 해법으로 해결이 어려울 것을 암시한다”며 “하지만 현재의 인력 정책은 AI 개발인력 양성에 한정돼 있고 일자리 사라짐 충격에 대비한 정책적 대비는 부재한다”고 짚었다.
앞서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장도 지난해 11월 16일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 전체 취업자 중 약 12%가 AI에 대체 가능하고, 그 위험이 큰 일자리일수록 고용과 임금 상승률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큰 직업으로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전동차 기관사 등이 제시됐다. 반면 AI로부터 안전한 직업으로 단순 서비스 종사자, 종교 관련 종사자, 운송 서비스 종사자 등이 꼽혔다. AI 시대에선 의사소통 능력과 팀워크 능력 등 ‘소프트 스킬’을 갖춘 근로자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오 팀장은 봤다.
해외에선 AI의 인간 일자리 대체가 이미 시작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IBM은 지난해 8월 약 8000개의 일자리를 AI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근 관련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3월 28일 보고서를 내고 “AI가 현재 미국과 EU 등에서 일자리의 25%가량을 대체 가능하다”며 “풀타임 일자리로 보면 약 3억개”라고 분석했다.
한요셉 KDI(한국개발연구원) 노동시장연구팀장은 “정부는 AI의 일자리 대체에 대비하기 위해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청년 일자리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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