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순직’ 문경 화재…“사고 이틀 전 화재경보기 껐다”

김승연 2024. 3. 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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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소방관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는 전기튀김기 고장으로 그 안의 식용유가 가열되면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공장 직원이 화재 발생 이틀 전 화재경보기를 강제로 꺼놔 초기 대응이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화재는 사건 당일 오후 7시35분쯤 공장 3층 전기튀김기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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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사고 합동조사 결과 발표
전기튀김기 온도제어기 고장으로 식용유 가열돼 발생
문경 공장 화재 당시 현장 사진.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1월 소방관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는 전기튀김기 고장으로 그 안의 식용유가 가열되면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공장 직원이 화재 발생 이틀 전 화재경보기를 강제로 꺼놔 초기 대응이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경북 문경 순직 사고와 관련한 합동조사 결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31일 문경시 육가공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가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던 중 숨을 거뒀다.

조사 결과 화재는 사건 당일 오후 7시35분쯤 공장 3층 전기튀김기에서 시작됐다. 전기튀김기의 온도제어기 작동 불량으로 튀김기에 담겨 있던 식용유가 발화점(383도) 이상으로 가열되며 발화됐다. 이 불이 식용유(982ℓ) 저장 탱크로 옮겨붙었고, 이후 천장 속과 실내 전체로 빠르게 확산한 것이 조사됐다.

특히 공장 관계자가 사고 발생 이틀 전 화재경보기를 강제 정지시킨 탓에 화재를 미리 감지할 수 없었고 불길이 3층까지 확산된 뒤에야 이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할 수 있었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관계자는 공장 자체가 고온의 환경이 형성되는 곳이라 감지기가 가끔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어 본인이 경종을 정지시켰다고 진술했다”며 “경찰이 수사 중인 사항이지만 소방시설 정지, 폐쇄 등 부분에 있어 책임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재 당시 건물 내부에는 공장 관계자 5명이 있었고, 대피 여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구조대원들이 건물 양방향으로 진입했다.

당시 3층으로 진입했던 구조대원 4명이 출입문을 개방하자 공기가 유입되면서 공기 중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탈출하였지만, 나머지 2명이 화마 속에 고립됐다. 탈출한 대원 2명은 동료 대원을 구하기 위해 재진입하려 했지만, 화염과 열기로 진입하지 못했다.

해당 공장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아연·불소 코팅을 한 강판 사이에 충진재를 넣어 만든 것) 구조 탓에 불길이 급격히 번졌고, 주 가연물로 추정되는 식용유에 대한 정보 전달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는 등 현장 상황 공유도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은 사고 직후 외부전문가, 현장대원, 소방노조 등 25명이 참여한 합동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달 5일부터 지난 5일까지 사고 경위를 조사해왔다.

소방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원의 안전 확보를 강화하고, 샌드위치 패널 등 위험 구조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내용을 담은 재발 방지책을 마련했다.

또 화재 위험이 큰 식용유 취급 기계·설비에 대해서는 제조 단계부터 안전기준을 강화하도록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하고,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의 안전기준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강화할 계획이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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