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도"…국힘 또 망언 논란
국민의힘 조수연 예비후보(대전 서구갑)가 과거 일제의 식민 지배에 대해 “백성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면서 친일파와 매국노 이완용을 두둔하는 글을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도태우 예비후보의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과 장예찬 예비후보의 ‘난교 발언’ 등에 이어 설화(舌禍)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예비후보는 2017년 8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은 망국의 주된 책임자로 이완용 등 친일파를 지목하고 그들에게 화살을 날리며 분풀이를 하지만, 친일파가 없었으면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미 조선은 오래전부터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식물 나라”라고 적었다.
그는 “당시는 제국주의 시대였고, 일본은 고양이, 조선은 생선이었다”며 “생선이 된 스스로를 한탄하고 반성해야지 그것을 먹은 고양이를 탓한다고 위안이 되겠나”라고 썼다. 이어 “망국의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이라며 “이완용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예비후보는 또 2021년 4월 7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제주 4·3 항쟁 기념식 연설 내용을 언급하며 “제주 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라고 쓰기도 했다. 당시는 2021년 재보궐선거 당일이었다.
최근 국민의힘 일부 후보는 ‘친일 발언’ 등 부적절한 역사 인식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3일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인재”라고 언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1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한 도태우 예비후보에 대해 공천 유지를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후보들의 친일 발언, 언제까지 국민이 참아야 하냐”고 비판했다. 이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친일 적통임을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냐”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조 후보 역시 사과 몇 마디만 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다며 용인해 줄 거냐”고 지적했다.
조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이런 일로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는 “조선 말기의 백성들이 나라와 양반의 이중 수탈에 인간다운 삶은 살지 못하였음은 분명하지만, 그분들이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 수 있다고 쓴 것은 강조 차원이었지만 비약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일파를 조금도 옹호할 생각이 없고, 이들에게는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친일재산 환수에도 적극 찬성한다”고 해명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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