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되려면 굿 해야”… 수억원 뜯은 무속인 유죄 확정

대법원, 사기 혐의 유죄 인정…징역 2년 확정

지난 8일 서울 한 복권판매점에서 고객들이 줄지어 복권 구입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로또 복권에 당첨되게 해주겠다고 속여 2억원대 현금과 금 40돈을 챙긴 무속인에게 사기 혐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장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무속인 장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피해자에게 “로또 복권에 당첨되려면 굿 비용이 필요하다”며 23차례 걸쳐 현금 2억4000여만원과 금 40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애초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로또 복권에 당첨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전에 로또 복권 당첨을 미끼로 사기 범행을 저질러 처벌받은 전력도 있었다.

1심에 이어 2심 법원은 장씨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사기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수 차례 있다. 또 그중 일부는 이 사건과 똑같이 로또 복권 관련 수법이 동원됐다”며 “범행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나 피해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불행을 고지하거나 길흉화복에 관한 어떤 결과를 약속하고 기도비 등의 명목으로 대가를 받은 경우 전통적인 관습 또는 종교 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면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 판단에 법리 오인 등의 문제가 없다고 봤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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