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8K TV 시장'... AI로 개척나선 삼성
역대급 프로세서 탑재, 4K를 8K 화질로 감상
8K 콘텐츠 부족하고 여전히 고가..."시장 개화 대비"
"OLED TV는 LG전자와 점차 격차 줄여나갈 것"
18년 연속 전 세계 TV 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해는 AI(인공지능) TV를 출시하며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올해 19년 연속 1위 왕좌 수성은 물론, 아직 대중성이 낮은 8K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하는 데에 AI를 적용해 경쟁사들과 미리 격차를 벌려간다는 전략이다.
13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Unbox & Discover 2024'를 열고 오는 15일 출시 예정인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2024년형 Neo QLED·삼성 OLED TV 등이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올해부터 삼성이 라인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OLED와 더불어 Neo QLED 8K다.
최근 글로벌 전체 TV 출하량이 점차 줄어들고 관련 시장이 위축되면서 그나마 수요가 살아있는 초대형과 프리미엄급 TV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화질은 좋지만 전력 소모는 낮은, 아울러 온디바이스 AI를 바탕으로 데이터 처리가 빠르고 개인 정보 보호도 가능한 AI 홈의 중심으로 TV 산업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용석우 삼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삼성 녹스를 통해 개인 정보는 지켜지고, 타이젠 OS를 통해 풍부한 컨텐츠와 AI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삼성 AI TV는 저화질을 업스케일링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선명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당사의 SoC 기술이 총집합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형 Neo QLED 8K(QND900)에는 전년 대비 8배 많은 512개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가진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유한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기존보다 업그레이드된 '8K AI 업스케일링 프로'는 저해상도 영상을 8K급으로 업스케일링시켜주는 기능을 장착했다.
뉴럴 네트워크를 통해 시선이 집중되는 부분을 감지해 사물이나 인물, 특정 영역을 분석하고 명암비를 강화해 3차원 깊이감을 더하는 '명암비 강화 프로' 기능과 스포츠 종목을 자동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AI 모션 강화 프로'도 지원한다. 사운드 기술에도 AI가 적용돼 더욱 진화됐다. 각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하고 목소리를 분리해 증폭시킴으로써 대화 내용이 배경음이나 외부 소음에 묻히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를 두고 백광선 삼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프로는 "같은 해상도여도 컨텐츠 종류에 따라 화질 특성이 다른데, 여기서 뉴럴 네트워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며 "마치 어떤 식재료가 주어져도 최고의 맛을 내는 512명의 쉐프가 상시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어떤 영상이더라도 최대치의 화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못한 8K 시장의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다. 8K 화질 TV는 그간 높은 가격과 화질 콘텐츠의 부족 등으로 인해 여전히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일본과 중국 등 TV 제조사들의 경우 8K 제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8K TV 시장에 남아있는 메이저리거는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낮은 8K 시장성을 이번에 내놓은 AI 업스케일링 기술로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측이 최근 글로벌 소비자 202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4K 콘텐츠를 2024년형 Neo QLED 8K(QND900)에 입력했을 때 실제 8K 콘텐츠 해상도의 90% 수준으로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같은 라인의 4K TV(QND90)에서 HD·FHD·4K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보다 평균적으로 1.8배 높은 해상도로 영상을 인지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8K TV는 프리미엄답게 4K 모델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신형 Neo QLED 8K 출고가는 최상위 모델(QND900) 기준 ▲85형 1590만원 ▲75형 1290만원이다. Neo QLED는 6개 시리즈(QND95·QND90·QND87·QND85·QND83· QND80)에 7개 사이즈(98·85·75·65·55·50·43)의 27개 모델을 출시한다. 출고가는 QND90 모델 기준 ▲98형 1490만원 ▲85형 889만원 ▲75형 729만원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8K 시장 형성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사전 판매 혜택과 다양한 론칭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한다. Neo QLED 8K를 구매하면 '삼성 8K Club' 특별 혜택에 추가로 ▲무상수리 보증기간 2배 연장 ▲'삼성케어플러스' 이전 설치 등 상품 50% 할인 ▲지인에게 Neo QLED 8K 제품을 추천 후, 지인이 구매할 경우 추천인과 구매자 모두에게 신라호텔 '더 파크뷰' 식사권을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도 준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8K가 가격대와 콘텐츠 부족 문제로 시장성이 아직 낮다는 문제가 있지만, 4K가 그랬듯 당연히 시장은 열리는 수순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며 "거기에 삼성이 가지고 준비한 기술력으로 AI 기능 등 경쟁사들에서 보기 힘든 신기술을 탑재하고 시장 개화를 기다리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외에도 보급형 TV 라인업도 다양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삼성전자는 OLED 라인업도 대폭 공개했다. 삼성전자 측은 "점차 라인업을 확장하며 경쟁사(LG전자)와의 OLED TV 점유율 차이를 좁혀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OLED TV 시장에서 22.7%의 점유율을 보였다. 1위인 LG전자(53%)와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다만 시장 진입과 동시에 소니를 제치고 3위에서 2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OLED 절대 강자'로 꼽히던 LG전자라는 경쟁사를 넘기 위해 패널 자체의 기술력보다는 플랫폼 강점을 앞세우겠다는 전략이다.'삼성 TV 플러스' 강화 역시 그 중 하나다. 아울러 중국 업체의 TV 추격 속도도 따돌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용석우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연결성에 대한 밸류는 저희보다 떨어지지만, 중국어 전용 AI는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러 전략을 통해 격차를 벌리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산화탄소 잡아라…국내 기업, CCUS 사업 드라이브
- [인터뷰] 與 '경제통 1호' 영입인재 강철호 "민주당 앗아간 '용인의 8년' 되찾겠다"
- '설마'했던 의사들…면허정지 절차 밟자 당황 "진짜 할 줄이야"
- 나경원 50% vs 류삼영 37%…오차범위밖 13%p 격차 [D-28 동작을]
- 대통령이 쏟아낸 수백조원 개발 공약…‘건전재정’은 어쩌고
- 국민의힘, 이재명 선고에 오랜만에 '웃음꽃'…탄핵 공세 대비가 관건
- 이재명 첫 선고부터 '징역형'…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대권가도 '위태'
- 윤 대통령과 시진핑, '방한'·'방중' 각각 제안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4선 도전 확실시’ 정몽규 회장, 문제는 대항마 [기자수첩-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