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트럼프도 '매직넘버' 확보…대선 후보 확정(종합)

조슬기나 2024. 3. 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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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나란히 대선 후보 지명을 확정 짓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를 확보했다. 전·현직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오는 11월 '리턴매치'를 향한 대장정이 본격 가열되는 모습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미 CNN방송 등의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전체 대의원 3932명의 절반(1966명) 이상을 확보했다. 이후 미시시피주와 워싱턴주 경선에서도 압도적으로 앞서며 개표 막바지인 현재 2099명을 기록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공화당 대선후보 확정에 필요한 매직넘버 1215명을 무난하게 넘어섰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대사의 사퇴로 단독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보한 대의원은 현재까지 1228명으로 파악된다.

민주당은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이날 조지아를 포함해 미시시피, 하와이, 워싱턴주, 자치령 북마리아나제도, 해외 거주자 프라이머리를 진행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이다. 공화당 역시 같은 날 조지아, 미시시피, 하와이, 워싱턴주에서 프라이머리를 진행했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은 경선 결과와 관계없이 각각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될 최소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공식화됐다"면서 "이제 그들의 대선 캠페인이 전국에서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지 언론들은 오는 11월 리턴매치까지 약 8개월에 걸친 캠페인이 본격화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1972년 이후 평균 캠페인 기간은 6개월 미만이다. 이를 고려할 때 미국 현대사에서도 가장 긴 기간에 대선 경쟁이 이뤄지는 셈이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11월 대선을 244일 남겨두고 공화당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또한 이번 대선은 1956년 이후 첫 리턴매치기도 하다.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도전한 것은 1912년 이후 112년 만이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도 경선이 아닌 대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매직넘버 확보 직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시기에 민주당 유권자들이 내게 다시 한번 믿음을 줬다"면서 "이제 유권자들은 이 나라의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일어서서 민주주의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그것을 무너뜨리게 둘 것인가" 반문하며 "나는 미국 국민들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지지를 촉구했다. 앞서 그는 지난주 의회 국정연설에서도 '전임자(트럼프)'를 12번 이상 언급하며 낙태, 세금, 무역, 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매직넘버 확보 직후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능하고 부패하고 파괴적인 대통령(바이든)과 맞서고 있다"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있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중산층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증시는 우리(공화당)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로 상승 중"이라며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되찾을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두 사람은 이번 경선을 앞두고 지난 9일 경합주인 조지아주를 동시에 찾아 서로를 향한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민주주의의 위협이고 독재자가 되길 원한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로 매일 위협하는 것은 대통령(바이든)이 무능하고 바보임을 알아서"라고 받아쳤다.

경합주인 조지아주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만2000표 미만의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은 곳이다. 교외, 흑인, 히스패닉 등 인구 특성상 후보별 강점과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지역으로 평가되는 만큼 현지 언론들의 주목도도 높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지아주의 투표는 두 사람의 정치적 강점과 약점에 대한 몇 가지 단서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타 교외 지역인 카운티 일부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최근 후보 사퇴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표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사법 리스크는 대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주요 약점으로 꼽히는 고령 논란 외에도 이번 프라이머리를 통해 민주당 지지층 이탈 우려가 확인되고 있다. 미시간주에 이어 미네소타주 등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에 항의하는 아랍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 투표가 두 자릿수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으면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쫓아내는 데 도움을 줬던 연합이 약화할 수 있다"면서 "기존 지지층인 젊은 층, 흑인,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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