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관.종]리노공업, AI 성장과 함께 큰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70%…영업이익률 50% 육박
주주환원도 매년 증가…지배구조 변동 리스크
편집자주 - 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용 소켓(IC TEST SOCKET)’과 소켓에 들어가는 검사용 탐침(Probe)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 반도체 부품 기업이다. 두 제품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탐침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테스트핀의 약 70%를 공급할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를 비롯해 1000개 이상의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에서 리노공업이 만든 탐침인 ‘리노핀(Leeno Pin)’을 사용한다.
‘리노핀’ 만든 기술력…글로벌 시장점유율 70%
탐침은 반도체 칩의 솔더볼(Solder Ball)과 접촉해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테스트하는 바늘같이 생긴 반도체 검사 부품이다. 소켓은 반도체 검사의 편리성을 높이려고 탐침을 모아 모듈화해 놓은 제품이다.
리노공업은 1980년대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검사용 소켓과 탐침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연구개발(R&D)을 통해 제품을 계속 업그레이드했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에 주로 이용되는 검사용 탐침의 길이는 0.3㎜ 정도인데 리노공업이 만든 리노핀은 0.1㎜로 짧다. 최근 반도체 소형화에 따라 미세화 핀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그만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노핀은 2022년 매출 기준 국내외 1020여개 업체가 사용한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모두 매년 리노핀을 발주해 사용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리노핀의 선호도가 높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70%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산에 비해 제품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수명이 길어 전 세계 고객사의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한 기술력과 인기 덕에 반도체 부품 업계에서 리노핀은 탐침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미세화와 집적도 증가로 리노핀의 기술력이 필요한 반도체가 늘어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0%대 영업이익률…AI 시장 확대로 매출성장 전망
기술력과 막강한 시장점유율은 높은 이익률로 연결되고 있다. 리노공업의 영업이익률은 40%를 넘어선다. 2021년 40%를 처음 넘어선 이후 지난해 이익률이 45%에 육박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이익률이 48%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수익성과 더불어 매출도 계속 증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연관 산업이 확산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검사 수요가 많이 증가해 리노핀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AI 스마트폰부터 AI 노트북까지 하드웨어 시장의 사양 변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차량용,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제품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검사용 리노핀과 소켓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노공업의 실적은 R&D용 테스트용 소켓의 수요 증가, 기술적 우위에 기초한 일괄 공정 시스템, 주요 고객사의 신모델 출시에 따른 양산용 소켓 수요 회복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2024년 들어 온디바이스 AI 시장 확대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온디바이스 AI는 중앙 서버와 연결 없이 디바이스(단말) 자체적으로 AI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이다.
유우형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집적화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소켓당 리노핀 탑재량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리노핀의 가격이 상승하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막강 재무구조·현금성자산 충분
대규모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는 과도하게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리노공업의 연결 기준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억1000만원에 불과하다. 현금성 자산은 매년 증가해 343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리노공업은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2025년까지 2002억원을 투자해 본사와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다. 7만2519㎡(2만2000여평) 부지에 연면적 6만6800㎡ 규모로 확장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현금보유량과 매년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고려하면 투자액은 차입금 없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확장 이전 이후에는 생산 능력이 더욱 증가해 매출과 이익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배당 13년째 증가…주주환원액 코스닥 최대
실적 개선과 더불어 주주환원도 장기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리노공업은 2014년 주당 400원의 배당을 시작으로 13년간 배당을 줄인 적이 없다. 매년 배당이 늘면서 2021년에는 주당 배당액이 2500원으로 늘었다.
리노공업은 올해 초 지난해 결산 실적을 바탕으로 455억원이 넘는 금액을 주주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결산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많은 액수의 배당을 한 기업으로 꼽힌다. 주당 배당금은 3000원으로 증가했다.
경영권 매각 가능성 솔솔…지배구조 변동 위험
올해 들어 대주주인 이채윤 대표가 리노공업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사모펀드가 여러 채널을 통해 리노공업 경영권 지분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매각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2세 승계 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세 경영자의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곧바로 승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 대표의 지분을 2세에 곧바로 증여할 경우 수천억 원의 세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매각설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등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과 지배구조 변동 이후의 경영 상황을 위험 요인(리스크)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 주가 급변동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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