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복면가왕' 우승이 훨씬 수월했어요"
[이종성 기자]
2013년 글로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 오스트레일리아> 다섯 번째 시즌이 열렸을 당시, 호주의 경연 우승자가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한국계 호주인 임다미 (Dami Im)가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9살 때 가족을 따라 이민을 떠나 성장기를 보냈던 한 소녀가 빼어난 가창력으로 생방송 무대를 장악, 세계인이 주목하는 '신예 디바'로 자리매김을 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활발한 앨범 및 라이브 활동을 이어가며 고국의 팬들을 만나는 시간도 가진 임다미는 2015년에는 <복면가왕>에 출연, 우리에게 친근한 음악인으로 각인됐다.
한편 유럽 최고 권위의 음악 경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2016년 대외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지난해 가을에는 호주 <복면가왕>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자타가 공인하는 '경연의 여왕'으로 등극하기까지 했다.
어느덧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가 돼 새로운 인생 여정을 열게 된 아티스트 임다미. 그가 한국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연다. 그 어느 때보다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단다.
▲ 임다미 호주 엑스팩터 우승자 임다미 |
ⓒ Lachlan Andreucci |
-몇 년 만에 한국에 오게 됐나?
"횟수로는 무려 5년 만이다. COVID-19 이후 모국에 오게 돼 어느 때보다 기쁘고 행복하다."
- 이번 방문의 주된 목적은?
"먼저 3월 16일 인천 문학시어터에서 팬들과의 대화가 곁들여진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처음으로 갖는 한국에서의 단독 콘서트로 정말 설렌다. 호주에 있었을 때 이미 매진 소식을 전해 들어 만반의 준비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웃음). 또한 <더 히어로>란 수필집도 공연 일에 맞춰 발매하게 됐다."
-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어린 나이에 호주로 이민을 가 성장기에 겪었던 여러 일과 경험들, 음악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며 뮤지션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여정, 그리고 결혼과 출산을 통해 아내이자 엄마가 된 임다미의 이야기를 팬들에게 진솔하게 전하고 싶었다. 책을 읽고 함께 공감하고 우리 모두 살아가는데 자신감과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 작년 하반기 호주의 유력 TV에서 방송된 <복면가왕>에서 우승을 했다.
"그렇다. 다섯 번째 시즌에 '스노 폭스 (Snow Fox)'란 이름으로 참가해 정말 운 좋게 우승까지 하게 됐다. 편안 마음으로 경연에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2015년 한국에서 가졌던 경연과 차이점이 있다면?
"호주 <복면가왕>은 쇼적인 요소가 훨씬 큰 반면 한국의 그것은 참가자들의 노래에 패널과 관객 모두 세심하게 경청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듯하다. 호주 경연 우승의 가장 큰 의미는 2013년 <엑스 팩터 (X-Factor) 오스트레일리아> 1위를 차지했던 무대와 같은 장소였다는 거다."
"그런가? (웃음) 2016년에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호주 대표로 나가 준우승까지 했으니 승부욕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주어진 기회에 열정을 다해 임하다 보니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전 세계 팬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 임다미 호주 복면가왕 우승 차지한 임다미 |
ⓒ Lachlan Andreucci |
-10년 넘게 프로 뮤지션으로서 음악생활을 했다. 돌이켜 본다면?
"호주 브리즈번이란 도시로 어린 나이에 이민을 갔기 때문에 정체성 혼란으로 힘든 시간도 겪었다. 이를 음악을 통해 극복해 내고 주류 음악계에 들어가 활동을 해 온 지난 날들이 때론 기적과 같다. 특히 모국에서 여러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나중에 금의환향했던 날도 잊히지 않는다."
- 뮤지션 활동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엑스 팩터> 우승 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존 레전드 (John Legend)의 호주 투어 일정 오프닝 뮤지션으로 초대돼 공연을 펼쳤던 때다.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함께 선보이는 그의 무대는 감동 자체였다. 내게 값진 교훈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 호주에서도 K-Pop의 인기가 대단하지 않나?
"물론이다. 내가 데뷔했던 시기와는 또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내가 한국 대중음악을 호주 음악 팬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내가 K-Pop 아티스트들로부터 후광을 얻는 것 같다(웃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한국 아티스트와 작업을 하고 싶은지?
"한국 <복면가왕>에서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를 노래했었다. 밴드와 협업을 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악동뮤지션 같은 팀과 협업도 하고 싶다. 또한 이번에 출간될 내 책의 추천사를 써준 슈퍼주니어의 메인 보컬 려욱씨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듀엣 파트너가 돼주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드린다."
- 올해 활동 계획 알려달라.
"여름이나 가을 쯤 다시 한국에 와서 콘서트와 책 홍보를 위한 활동을 하려고 조율 중이다. 호주에서는 재즈 클럽 위주로 깜짝 공연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말에 크리스마스 투어를 가질 예정이다. 올해는 음원 또는 앨범 발매보다 라이브 콘서트에 매진할 거다."
- 한국의 음악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주 찾아오지 못해 아쉽고 송구하지만, 항상 가족처럼 반겨주셔서 따스한 마음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보내고 있다. 내 노래가 듣는 분들에게 기쁨과 위로, 용기를 드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우선 롱런하는 게 목표다. 10년 넘게 활동을 해왔으니 앞으로 10년, 또 그 이후 10년 뒤에도 여러분 곁에 남아 있는 음악인이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더 성장하고 더 잘하는 뮤지션 임다미로 기억되길 바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블 올스타전' 이름값 한 영화... 제대로 보여줬다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아시안게임 진출에 목숨 건 남자
- 아들의 동급생과 사랑에 빠진 중년 여자의 진실
- "아직 하고 있어요" '문명특급'이 위기 타파하는 신선한 방법
- 사후 세워진 대기록들, 밥 말리는 끝나지 않았다
- 오스카 로다주·엠마스톤 '패싱 논란', 봉준호 말이 떠올랐다
- '고려거란전쟁'이 강감찬을 제목에 내걸지 않은 진짜 이유
- 가상 아이돌의 음악방송 1위, 이게 가능하다고?
- '패스트 라이브즈'와 닮았다, 우습게 보다 큰코다칠 영화
- 귀주대첩마저 용두사미, '고려거란전쟁' 제작진의 패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