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먼톡]'건국전쟁' 다큐2가 나온다면…

2024. 3. 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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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국전쟁'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위해 제작되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오점이 있다 해서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로서 업적을 모두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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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이승만 대통령 평가
흑백논리 벗어나 공과 균형추 필요
박은하 전 주영국대사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국전쟁’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위해 제작되었다. ‘건국전쟁’은 출연한 인사의 신뢰성이나 내용의 완결성 등에서 아쉬운 점이 꽤 있다. 그런데도 그동안 이승만 대통령을 자유민주주의 나라의 기틀을 만든 건국대통령이라기 보다는 독재, 부정선거와 부패, 친일 대통령으로만 교육받아온 대부분의 국민들로서는 우리가 배워온 것들이 그의 모든 것이 아닐 수 있다고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 점에서 신선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동안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남북의 분단이라는 민족적 배경, 이어진 군부 쿠데타와 민주화운동이라는 정치적 배경, 우리 사회에 만연한 흑백 원리주의적 성향 등을 들 수가 있겠다. 통일 독립국을 이루지 못한 회한과 통일에 대한 염원, 군부와 민주화 세력 모두의 권력 정당화 등에 있어서 이승만에게 책임을 돌리고 그를 부정하는 것이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크다.

이전의 이승만에 대한 평가가 폄하 일변도였다면 지금부터는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시대적 요인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균형 있는 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함정이 흑백논리이다.

많은 나라들의 건국대통령을 보더라도 누구도 완벽한 리더는 없다. 중국 마오쩌둥 주석의 경우 대약진운동이나 숙청, 문화혁명 등으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인명이 희생되었고 수천년간 이어온 중국 문화유산이 파괴된 건 분명한 과오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국민은 그러한 과오가 있다 해서 봉건 중국을 해체하고 새로운 중국을 건국한 공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그 공이 칠이고 과가 삼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공감대가 중국인민공화국의 지지대가 되어온 것이다.

미국을 보자.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시민의 자유, 정교분리, 권리장전 헌법제정 등 미국의 기틀을 만든 지도자이지만 인간의 권리를 백인 중산층 이상 계급에 한정 지었으며 200여명의 노예를 가진 농장주였을 뿐 아니라 흑인 여성 노예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고 인디언 박해 등 어두운 면도 잘 알려졌지만, 미국인들은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로 깎아내리지는 않는다.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총리는 개발독재, 언론과 사회통제를 시행한 권위주의 통치자였지만 싱가포르를 동남아 제일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시킨 지도자로서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오점이 있다 해서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로서 업적을 모두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우리의 결벽주의에 가까운 흑백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전 생애와 시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대한제국 시절 황실의 후예지만 군주제에 반대하고 일본이 아닌 황실에 의해 투옥되는 청년 개혁가, 교육이 민족의 힘임을 실천한 당대 최고의 지성, 상하이 망명정부 초대 대통령으로 중국과 미국을 아우른 전략가, 미국을 상대로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를 살려내고 안보의 기틀을 놓은 최고의 외교관, 피란 수도에서 이승만 라인을 발표해 일본과 중국의 허를 찌르고 미래를 내다본 통찰력, 우리가 잘 몰랐던 건국대통령 이승만을 이제는 알고 싶다.

물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미화 일변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건국전쟁 다큐가 이승만 업적 부정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의미를 가졌다면 새로이 제작된다는 2차 다큐는 정반합의 세 번째 단계인 균형추 구실을 하기를 기대한다. 우리 국민도 존경할 수 있는 건국대통령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다.

박은하 전 주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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