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했을 때 주울 걸…시진핑 부양책에 다시 뜨는 中증시

변선진 2024. 3. 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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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저점에서 20% 올라
중국 부양책 효과
경제성장률 5% 달성 위해
추가 부양책도 기대

연초 극도로 부진했던 중국 증시가 반등하며 올해 저점에서 20% 가까이 뛰었다. 중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내놓은 부양책 효과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 당국이 목표로 내세운 경제성장률 5% 달성을 위해 추가 부양책을 꾸준히 발표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향후 중국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미국의 대선 이벤트는 변수다.

12일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 오른 5949.52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H지수는 지난 1월22일(5001.95) 저점 이후 19%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중국 대표 기업들로 구성된 CSI300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도 연저점 대비 모두 13% 뛰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크게 늘었다. 중국 본토 증시에는 이달 18억위안(약 3284억원)이 유입됐는데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지난 1월까지 6개월 연속 순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은 2개월 연속 순유입으로 바뀌게 된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주식에 대한 글로벌 펀드들의 매도가 2월 말까지 둔화하고 성장주와 기술주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부양책 주효

중국 당국이 주가 방어 의지를 보이며 내놓은 부양책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 증시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일명 ‘악성 공매도’를 막는 증권사 대상 국경 간 총수익스와프(TRS) 거래액 상한, 모기지 금리인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가 기존 4.20%에서 3.95%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인하된 게 대표적이다.

리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로 제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외신들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디플레이션, 부동산 침체 장기화 등을 고려할 때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가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규제를 푸는 등 추가적인 부양책을 제시할 거란 반론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양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지 않은 데 불만을 표하지만, 중요한 건 꾸준한 정책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 증시 호재”라고 전했다.

주요 경제지표가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7% 상승하며 6개월 만에 반등했다. 1~2월 수출은 전년 대비 7.1% 오르며 전망치(1.9%)를 크게 웃돌았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스탠더드라이프의 니컬러스 여 중국 주식 책임자는 “올해 디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어 기업들이 더 많은 결정권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바닥권 근처에 있다”고 분석했다.

호재에 크게 반응…예전과 다른 중국 증시?

시장에서는 최근 중국 기업의 호재에 투자자들이 주가로 크게 화답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가 예전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례로 전기차 업체 리 오토가 지난해 순이익이 118억위안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지난달 발표하자 주가가 25% 급등하고, 샤오미의 전기차 SU7 판매 소식에 주가가 11% 올랐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되레 하락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했던 지난해와는 확실히 다른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라자드 자산관리의 로널드 템플 최고 시장 전략가는 “지금은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게 합리적”이라며 “중국은 향후 12~18개월 이내에 가장 성적이 좋은 주식시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신중론도 여전하다. 우선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反)중국 정서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사업부는 투자자 메모에서 “아직은 중국에 투자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앨런 리처드슨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증시 안정화는 브이(V)자 강세장 회복과는 다르다”고 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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