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대신 러시아 생태...강원 동해항에 주 10~20t씩 반입

박진호 2024. 3. 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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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을 통해 국내로 반입된 냉장 명태(생태) 모습. [사진 북방물류산업진흥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여파

지난 8일 오후 1시 강원 동해시 송정동 동해항.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출항한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입항했다. 이 배엔 러시아 어장에서 잡힌 냉장 명태(생태) 10t을 보관한 컨테이너가 실려있었다.

접안이 끝나고 생태를 보관한 컨테이너는 곧바로 동해항 인근 북평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저온물류 표준공장(콜드체인)으로 이동해 검역과 세관의 통관절차를 마쳤다. 모든 절차를 거친 생태는 유통사 2곳을 통해 부산과 경기, 인천을 비롯해 강원도 강릉과 동해 등으로 유통됐다.

생태 반입을 주도한 북방물류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에 의존해 오던 냉장 명태 공급처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며 “주문이 늘어나고 있어 러시아에서 반입하는 물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해항에는 지난 1일 7t에 이어 8일 10t의 생태가 들어왔다. 이어 오는 15일엔 17t, 22일엔 14t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처럼 러시아산 생태 공급이 새롭게 떠오른 건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때문이다.

박경민 기자

15일엔 17t, 22일엔 14t 반입 예정
그동안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 생태 중 90~100%는 일본산이었다. 북방물류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일본산 생태는 2014년 2344t(총 수입량 2346t)에서 2018년 3540t(3594t)까지 증가하다가 2019년 이후 줄었다. 지난해에는 1276t(1431t)에 그쳤다. 반면 러시아산 생태 수입량은 지난해 155t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본산을 대체하는 수입 경로를 찾던 북방물류산업진흥원은 지난해 러시아 수출 업체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운송길을 개척했다.

현재 러시아산 생태가 국내로 들어오는 경로는 이렇다. 국내 업자가 주문하면 러시아 수출업체가 연해주 남부 연안에서 조업한다. 이후 분류·포장작업을 하고 컨테이너에 적재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출항한다. 카페리인 이스턴드림호를 통해 동해항에 도착, 저온물류 표준공장으로 이동해 검역과 세관을 거친 뒤 유통된다.

여객을 태우거나 자동차를 실어 운반하는 배인 카페리를 통해 생태를 수입하는 건 신속한 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태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신속한 운송이 필수 조건이다.

강원도 동해시 송정동 동해항 인근 북평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저온물류 표준공장(콜드체인). [사진 북방물류산업진흥원 ]

여객선 운송 정확한 시간 도착이 장점
카페리는 여객선이기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 입항한다는 장점이라고 한다. 여기에 동해항엔 1만4000t을 보관할 수 있는 저온물류 표준공장이 있는 점도 새로운 운송길을 개척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러시아산 생태 한 마리 크기는 35~40㎝다. 무게는 800~900g으로 일본산과 비슷한 1만원(소매가)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수입 생태는 매주 1회 금요일 카페리 일정에 맞춰 들어온다. 4월 말까지 점점 수입량은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연해주 연안 수온이 올라가는 5월부터 9월까지는 휴식기를 갖는다. 이어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7개월간 동해항으로 반입될 예정이다.

앞서 북방물류산업진흥원은 지난 5일 동해시 추암동 동해러시아대게마을에서 ‘동해항 직수입 러시아 생태ㆍ대게 품평회’를 열고 러시아산 생태의 상품성을 확인했다. 진흥원 측은 러시아산 생태가 지역의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휘 정책기획본부 차장은 “일본 원전 오염처리수 이슈로 새로운 공급처가 필요했고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수출사와 국내 수입사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러시아를 오가는 카페리가 정기운항을 하는 동해항이 북방지역 냉장 수산물 유통의 최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생태 유통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동해=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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