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 대선후보 확정...트럼프도 '매직넘버' 코 앞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확정짓기 위해 필요한 과반 대의원을 확보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후보 지명을 위한 '매직넘버'를 넘길 것이 유력하다. 전·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각 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오는 11월 리턴매치를 향한 대장정이 본격 가열될 것이라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 등의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전체 대의원 3932명의 절반(1966명)이 넘는 1972명을 확보했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경선 결과와 관계없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시기에 민주당 유권자들이 내게 다시 한번 믿음을 줬다. 이제 유권자들은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 선택해야 한다"면서 "일어서서 민주주의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그것을 무너뜨리게 둘 것인가. 나는 미국 국민들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조지아를 포함해 미시시피, 하와이, 워싱턴주, 자치령 북마리아나제도, 해외 거주자 프라이머리를 진행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투표가 진행 중이다.
공화당에서도 이날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 지명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역시 같은 날 조지아, 미시시피, 하와이, 워싱턴주에서 프라이머리를 진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부시간 오후 7시와 9시에 각각 종료돼 현재 개표 중인 조지아주, 미시시피주 공화당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으로 예측된다. NYT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보한 대의원은 1178명으로 매직넘버 1215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데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개표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전·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각 당 경선 승리를 확정할 경우 오는 11월 대선 투표일까지 8개월에 걸친 본선 경쟁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두 사람은 이번 경선을 앞두고 지난 9일 스윙스테이트인 조지아주를 동시에 찾아 서로를 향한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민주주의의 위협이고 독재자가 되길 원한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로 매일 위협하는 것은 대통령(바이든)이 무능하고 바보임을 알아서"라고 받아쳤다.
미국에서 대선 리턴매치가 이뤄지는 것은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공화당 후보와 애들레이 스티븐슨 민주당 후보의 대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도전한 것은 1912년 이후 112년 만이다.
리턴매치를 앞두고 현지 언론들은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이날 경합주인 조지아주의 상황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만2000표 미만의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은 곳인데다, 교외, 흑인, 히스패닉 등 인구 특성상 후보별 강점과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구조라서다.
CNN방송은 "대선까지 앞으로 8개월간의 경쟁에 적합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 방송은 조지아주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여전히 상당한 표를 얻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워싱턴주의 경우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 표가 어느 정도 쏟아질지가 관건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최근 미시간주, 미네소타주 등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에 항의하는 아랍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지지 후보 없음’ 투표가 두 자릿수 쏟아졌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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