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우의 완벽한 오버래핑, 울산 ACL 4강 진출 이끌다
[박시인 기자]
▲ 설영우 울산의 설영우가 전북과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 HD가 설영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북 현대를 물리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울산은 12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전북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1, 2차전 합계 2-1로 우위를 점한 울산이 준결승에 안착하며, 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일본의 요코하마 F.마리노스 vs 중국의 산둥 타이산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전반 추가시간 설영우 선제 득점
울산은 4-2-3-1로 나섰다. 주민규를 원톱에 두고, 루빅손-아타루-엄원상이 2선에서 지원하는 전형이었다. 중원은 고승범-이규성, 포백은 역시 이명재-김영권-황석호-설영우가 포진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전북도 4-2-3-1을 가동했다. 전방은 티아고, 2선은 문선민-송민규-이동준이 배치됐다. 맹성웅과 이수빈이 중원을 지키고, 포백에 김진수-박진섭-홍정호-김태환, 골문은 김정훈이 지켰다.
울산은 전반 중반까지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12분 이명재의 아크 정면 프리킥 슈팅은 골문위로 살짝 벗어났다.
전북은 오른쪽 이동준의 빠른발을 활용했다. 전반 13분 이동준이 낮게 크로스를 보냈고,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티아고가 슈팅으로 연결한 공을 조현우 골키퍼가 완벽하게 막아냈다.
다시 울산이 반격했다. 전반 17분 주민규의 프리 헤더가 김정훈 골키퍼의 손에 걸리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전북은 간헐적인 몇 번의 공격 상황에서 날카로움을 뽐냈다. 전반 28분 맹성웅이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 패스를 넣었고, 문선민이 결정적 기회를 잡았지만 왼발슛이 조현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울산은 전반 31분 고승범이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으며 악재를 맞았다. 그 자리를 마테우스가 대신했다.
30분을 넘어서며 전북에게 잠시 주도권을 내줬으나 울산의 집중력이 더 앞섰다. 전반 추가시간 2분 주민규가 왼쪽으로 오픈시켰고, 루빅손이 접어놓으며 크로스를 올렸다. 이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설영우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은 울산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울산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 전북 공세 무력화 시키다
후반 들어 전북이 라인을 올리고 공격의 비중을 높였다. 그러나 울산은 수호신 조현우가 버티고 있었다. 후반 6분 송민규의 패스에 이은 티아고의 문전 슈팅을 조현우가 슈퍼 세이브로 위기를 벗어났다.
전북은 맹성웅 대신 공격력이 뛰어난 이영재를 투입해 반전을 모색했다. 울산은 후반 초반 다소 내려서며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다.
전북은 상대 진영까지 전진까지만 용이했을 뿐 마지막 세밀함이 떨어졌다. 울산의 견고한 수비 조직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북의 페트레스쿠 감독은 후반 28분 이수빈, 문선민 대신 전병관, 비니시우스를 넣으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이에 울산의 홍명보 감독도 아타루, 루빅손을 불러들이고 이동경, 김민우를 넣으며 맞대응했다.
전북은 여전히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센터백 임종은을 교체 투입해 백스리로 전환, 극단적인 수비 강화에 힘썼다. 결국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울산이 1골차를 지켜내며 승리를 따냈다.
울산, 라이벌 전북에 확연한 우위
지난 1차전에서는 전북이 전반 초반 송민규의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32분 이명재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전북으로선 아쉬움이 짙게 남을 법한 경기였다. 울산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을뿐만 아니라 정태욱의 걷어내기 실수에 의한 실점으로 다잡은 승리를 놓쳤기 때문이다.
울산은 K리그1 개막 후 2연승을 내달린 반면 전북은 2연속 무승부로 주춤했다. 특히 두 팀 모두 지난 주말 K리그1 2라운드에서 주전들을 일부 쉬게해주며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번 ACL 8강 2차전에 총력전을 임하겠다는 두 팀의 의지가 엿보였다. 단순히 '현대가 더비'의 라이벌전 의미를 넘어 ACL 우승과 더불어 32개국 체제로 확장 개편된 2025년 FIFA 클럽 월드컵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최종 승자는 울산이었다. 결과와 내용적인 면에서 울산이 한 수 위였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에 점유율 중심의 축구를 구사했다면 1-0으로 앞선 후반에는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한 골 승부였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공격에 가담한 오른쪽 풀백 설영우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전북과의 최종 라운드에서도 결승골을 넣은 바 있는 설영우는 다시 한 번 전북에 찬물을 끼얹었다.
설영우는 해를 거듭할수록 일취월장하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며 풀백 자리에서 완전히 자리잡았다.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본 설영우는 2023 아시안컵에 출전해 주전 풀백으로 활약한 바 있다.
이날 수비에서는 조현우 골키퍼의 활약이 빛났다. 전북의 날카로운 유효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버틴 것이 결정적이었다.
울산은 2022, 2023시즌 라이벌 전북을 넘어서고 정상에 오르며,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떼어낸 바 있다. 울산의 기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 시즌에도 전북에게 우위를 점하며 K리그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울산 - 2024년 3월 12일)
울산 HD 1 - 설영우 47+'
전북 현대 0
*울산 1, 2차전 합계 2-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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