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내부 고발자 사망"…미 항공사도 등 돌렸다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2024. 3. 1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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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의 지난달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빗나갔음에도 뉴욕증시는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줬다. 소비자물가지수 비중이 큰 주거비가 둔화해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났고, 전날 오라클의 클라우드 부문 깜짝 실적으로 반도체 등 기술주가 강한 상승을 기록했다.

현지시간 1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33포인트, 1.12% 상승한 5,175.27로 올라섰고, 나스닥은 246.36포인트, 1.54% 뛴 1만 6,265.6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35.83포인트, 0.61% 오른 3만 9,005.4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대 지수는 이틀 간의 낙폭을 만회하며 지난 주 후반 경신했던 사상 최고가에 다시 다가섰다.

● 뜯어보면 나쁘지 않은 숫자…충격 적었던 2월 CPI 지난달 미국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약간 강세를 보였지만 연준이 올해 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같은달 대비 3.2% 상승해 월가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3.1%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3.7% 예상치를 웃도는 3.8%, 지난달과 비교해 0.4%로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지난 달 시장에 충격을 안긴 1월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2월 지표 역시 예상보다 견고한 인플레이션 현황을 드러내면서 다음 주로 다가온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그러나 이날 세부 항목에서는 지난달과 다른 긍정적 수치들도 확인됐다. 지난해 말 이후 상승세를 보인 국제유가로 인해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2.3%로 상승 전환했지만 자동차 보험은 0.9%(전월 1.4%)로 상승폭을 낮췄고, 외식 물가도 0.1%로 전월(0.5%) 대비 0.4%포인트 덜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 항목 가운데 60% 가량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지난 1월 0.6%에서 전월 0.4% 상승에 그친 것도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골드만삭스도 오늘 보고서에서 "근원 소비자 물가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과 비주택 서비스가 평준화되었다"고 평가했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제도 총재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근원 소비자물가가) 기본적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고용 시장이 계속 하락하는 한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각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기준 6월 금리 인하 기대는 이날 오후 64%로 전날보다 약 5%포인트 상승했다.

● 항공기 못 받은 사우스웨스트항공 '급락'…보잉 내부 고발한 전직 직원 사망 개별 종목 가운데 엔비디아가 이날 하루 7% 올라 900달러선을 다시 돌파하는 등 반도체주 강세가 되살아났지만, 보잉과 항공주들은 상대적으로 큰 낙폭으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항공기 제작 결함에 대한 미 연방항공청(FAA)의 감사 결과가 공개된 보잉은 이날 하루 4.3% 급락했고, 보잉의 인도 지연으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이 1분기 순손실을 전망해 15% 가까이 급락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737맥스 7 기종 인도가 어려운 것으로 전망하고 다른 보잉 기종 역시 당초 주문 물량의 40%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잉의 신형 항공기 737맥스 10을 277대 대량으로 주문했던 유나이티드 항공도 등을 돌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콧 커비 유나이니트 항공 최고경영자는 "보잉에 맥스10 생산을 중단하고 맥스9을 제작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일부 물량은 에어버스의 A321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보잉에 대한 미 규제당국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전날 미 법무부는 알래스카 항공 소속 1282편이 지난 1월 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이륙 직후 비상용 도어플러그 폭발 사고를 겪은 것과 관련해 보잉 등 관련 업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사고 직후 이어진 미 연방항공청(FAA)의 감사 결과 89건 가운데 33건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FAA는 보잉에 20명, 하청사인 스피릿에어로시스템스에 7명의 감사관을 보내 6주간 제작 과정을 점검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도어 부품 조립 과정에 액상 비누를 바르거나, 결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호텔 카드키를 사용하는 등 규정에 포함되지 않은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보잉 대변인은 안전과 품질 등 개선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보잉 항공기의 추락 사고 직전인 2017년 제작 결함 문제를 내부에서 폭로했던 존 바넷(62세) 씨가 보잉과의 소송 준비 중 찰스턴 소재 호텔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BC 등에 따르면 그는 32년간 보잉 노스찰스턴 공장에서 품질관리 직원으로 근무했으며, 2017년 비상용 산소 마스크 25%가 응급 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보잉이 생산 라인에 규격 외 부품을 재활용하거나 납품 시기를 맞추기 위해 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등 내부 관리가 엉망인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공개했다. 보잉은 당시 FAA로부터 시정 조치 명령을 받은 바 있다.

● 국제유가는 OPEC 보고서에도 혼조…금값도 숨고르기 전세계 원유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노력에도 유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OPEC의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석유 수요 전망이 변하지 않은데다 2월 산유량은 감산 목표에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따.

홍해 지역의 지정학적인 위기도 유가의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분"도 이어졌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원유 중개업체인 PVM은 '분쟁으로 인한 재고 손실이 아니라 운송 시간이 지연될 뿐"이라며 시장이 이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4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0.5% 오른 배럴당 77.95달러에 거래됐다. 원자재 시장에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국제금값은 전 거래일보다 0.02% 내린 온스당 2,165.6달러에 그쳤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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