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거전’ 김준배 “최수종 형님과의 연기 설레…멜로도 해보고 싶어” [IS인터뷰]

강주희 2024. 3.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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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소배압 역을 연기한 배우 김준배.사진=제리고고 제공

“최수종 형님과의 연기는 정말 재밌었어요. 상대 배우에게 요구하는 것도 없고, 그냥 다 받아주시더라고요. 강감찬과 만날 때는 그래서 더 설렜고 흥미진진했습니다.”

배우 김준배는 12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종영한 KBS2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이하 ‘고거전’)을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 동안은 작품 안에서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힘을 행사하는 악역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거란군 역할이긴 하지만 장군이라는 공적인 위치의 인물을 연기해서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라고 했다.

고려와 거란의 26년간의 전쟁을 그린 ‘고거전’은 지난 10일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13.8%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김준배는 극 중 고려의 적인 거란의 10만 대군을 이끄는 장군 소배압 역을 맡아 강감찬(최수종)과 대립하는 연기를 펼쳤다.

“최수종 형님과 처음 마주친 게 극 초반 강감찬이 거란 지역으로 온 장면이었어요. 강감찬의 대사가 세 페이지 정도 되는 아주 긴 분량이었는데, 대사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다 외우시더라고요. 그 대사 중간중간 저와 거란군이 대사를 쳐야 했는데 NG를 많이 냈죠. 형님께 너무 미안했고 앞으로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마음 먹는 계기가 됐어요.”

소배압은 고려의 계획을 꿰뚫어 보는 냉철한 성격의 명장이다. 고려 황제 현종(김동준)에게 현명하고 강직한 신하 강감찬이 있듯, 거란 황제 야율융서(김혁)에겐 소배압이 그런 존재였다. 특히 ‘고거전’의 하이라이트인 후반부 귀주대첩 장면에서는 장대한 전투신과 더불어 강감찬과 소배압의 기싸움이 마지막 이야기의 흥미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고려거란전쟁’ 소배압 역을 연기한 배우 김준배.사진=제리고고 제공

김준배는 귀주대첩 장면에 대해 “7일 동안 찍었다. 전쟁신 치고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여름에 무척 더운 날 300명이 넘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고생하며 찍었다”며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스럽고 재밌게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고의 장면으로 최수종이 “고려는 죽지 않는다. 고려는 승리할 것이다”라고 되뇌는 장면을 꼽았다. 김준배는 “강감찬이 최후의 결투를 앞두고 혼자 읊조리는 장면인데, 이게 촬영하는 내내 제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강감찬과 현종과 양규(지승현)가 소배압에게 직접 하는 말처럼 들렸다”며 “연기 전 몰입해야 할 때 그 장면을 찾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김준배는 후배 연기자인 김동준, 지승현에 대해서도 “김동준은 모든 대사에 정말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모습, 자신을 던지려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지승현은 첫날 대본 리딩 때부터 목소리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후배들이 너무 잘하니까 저도 분발해야 되겠다는,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고려거란전쟁’ 소배압 역을 연기한 배우 김준배.사진=제리고고 제공

김준배가 당초 ‘고거전’에서 제안을 받은 역할은 고려 장군 역이었다. 그러나 촬영에 들어가기 전 PD로부터 소배압 역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섭외 제안이 온 후 며칠 지나서 ‘오랑캐를 해주셔야 겠다’는 전화가 왔다. 당황스러웠지만 대하사극에 출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소배압은 고려군 입장에선 적이지만 캐릭터 자체가 10만 대군을 지휘하는 장수고 늑대의 우두머리처럼 통솔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다. 그런 소배압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준배는 앞서 드라마 ‘카지노’, ‘보이스’, 영화 ‘이끼’, ‘길복순’ 등의 작품 출연하며 주로 악역이나 강렬한 캐릭터 연기를 선보였다. 드라마 속 이미지, 민머리, 수염을 기른 외모 때문에 깡패로 오해를 받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김준배는 앞으로는 악역 연기 외에도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고거전’을 하면서 주변에서도 많이 알아봐 줘요. 제 인생에선 처음 있는 일이죠. 앞으로는 동네 아저씨나 선생님 같은 평범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나중에는 멜로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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