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연승 세계기록' 알힐랄, ACL 4강 진출…울산·전북 동시 클럽월드컵 진출 가능성 높아졌다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알힐랄이 알이티하드를 꺾으며 울산현대(울산HD)와 전북현대가 동시에 클럽월드컵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을 치른 알힐랄이 알이티하드를 2-0으로 제압했다. 1차전도 2-0으로 이긴 알힐랄은 합계 4-0으로 4강에 진출했다.
알힐랄은 이번 시즌 사우디 프로 리그에서 21승 2무로 압도적인 무패행진을 하고 있다. 2위 알나스르와 승점 12점 차 여유로운 1위를 유지 중이다. 해당 기간 70골 12실점으로 리그 내 적수가 없었다.
ACL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알힐랄은 조별리그를 5승 1무로 여유롭게 통과하더니 16강에서 이란 리그의 세파한을 합계 6-2로 격파했고, 8강에서는 사우디 리그 경쟁팀 알이티하드를 합계 4-0으로 완파했다.
이날은 알이티하드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었다. 2골 차를 뒤집어야 했던 알이티하드는 알힐랄을 홈으로 불러들여 전반 강하게 압박했다. 알힐랄이 유효슈팅을 하나도 시도하지 못하는 동안 알이티하드는 슈팅 4회, 유효슈팅 2회로 위협적인 공격을 보여줬다. 다만 카림 벤제마가 부상으로 빠지는 등 공격진에 무게감이 부족해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결정력이 차이를 만들었다. 알힐랄은 후반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전반 16분 야시르 알샤흐라니가 알이티하드 골문을 뚫으며 사실상 승기를 가져왔다. 이후 여유롭게 경기를 주도하다가 후반 추가시간 5분 마우콩이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승리로 알힐랄은 전 세계에서 최다 연승을 기록한 팀이 됐다. 지난 9일 알리야드와 경기에서 승리하며 27연승을 거둬 2016년 웰시 프리미어리그(현 컴리 프리미어, 웨일스 1부 리그) 더뉴세인츠가 세운 기록과 동률을 이뤘고, 이어진 경기였던 알이티하드와 ACL 8강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28연승을 기록해 단독 1위가 됐다.
알힐랄의 승리로 K리그 팀들도 웃었다. 울산과 전북이 모두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FIFA는 클럽월드컵을 기존 1년 주기, 7팀 체제에서 4년 주기, 32팀 체제로 개편했다. 이를 통해 상금 규모가 크게 늘어났는데, 보도가 엇갈리고 있지만 참가만 해도 100억 원을 전후하는 상당한 금액을 거둬들일 수 있으리라 추측된다.
FIFA는 AFC에 2025년 클럽월드컵 진출권을 4장 부여했다. 그런데 AFC가 2023-2024시즌 ACL을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변경하면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ACL 우승팀이 3팀만 나오게 됐다. 이에 따라 나머지 진출권 1장은 FIFA가 산정한 AFC 클럽 랭킹 상위 1팀에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클럽 랭킹 1위 알힐랄이 2021년 ACL 우승으로 이미 클럽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2위 전북(80점), 3위 울산(78점) 중 한 팀이 나머지 진출권 1장을 두고 다투는 형국이 됐다.
이미 울산 혹은 전북 중 1팀이 클럽월드컵 진출권을 받는 건 확정이었다. 지난 12일 K리그 팀들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알나스르가 8강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전북이 울산과 8점 차로 클럽월드컵 진출이 유력했으나 8강 2차전에서 울산이 전북을 1-0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하면서 격차를 2점으로 줄였다. 만약 4강에서 1승 이상을 거둔다면 전북을 제치고 클럽 랭킹 2위에 올라 클럽월드컵 진출권을 얻는다.
울산과 전북이 동시에 진출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알힐랄 혹은 울산이 ACL에서 우승하면 AFC 클럽 랭킹 차순위에 혜택이 돌아가는데 그 주인공이 전북이기 때문이다. 확률은 50%로 제법 높다.
알힐랄은 4강에서 박용우가 있는 알아인을 상대한다. 실질적인 전력 차에서 알힐랄의 우세가 예상된다. 울산은 요코하마마리노스와 산둥타이산 경기 승자와 맞붙는다. 두 팀 모두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팀이지만 울산이 홍명보 감독 아래 단단한 조직력을 갖춘 만큼 결승 진출을 기대할 만하다.
사진= 알힐랄 X(구 트위터)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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