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경쟁 ‘가뭄’…강남권 재건축, 건설사 ‘빅매치’ 성사되나

배수람 2024. 3. 13.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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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핵심지 재건축 줄줄이 시공사 찾기 돌입
유찰 거듭한 조합들, 공사비 올려 재입찰 추진
“필요하다면 수주경쟁…사업성 충분히 따져봐야”
4월 강남권 알짜 정비사업이 연이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선다.ⓒ데일리안DB

4월 강남권 알짜 정비사업이 연이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선다. 공사비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정비사업 시장에서 경쟁입찰 구도가 형성되기 어려운 가운데 상징성 있는 수주 먹거리에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 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일대 4개 재건축사업이 줄줄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는다. 특히 서초구 신반포12차와 신반포27차, 송파구 잠실우성4차는 같은 날인 4월 22일께 입찰을 마감한다.

입찰에 앞서 신반포12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5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현설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금호건설 등 6개사가 참석해 수주에 관심을 보였다.

신반포12차는 향후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432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과 인접하고 경부고속도로, 올림픽대로 등 진입이 수월한 교통 요지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 조합은 3.3㎡당 공사비로 897만원을 책정한 상태다.

신반포12차 재건축에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롯데건설이 수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신반포13차를 재건축한 ‘신반포 르엘’이 단지 건너편에 있고, 롯데건설 본사도 가까이 위치해 수주 시 ‘롯데건설 타운화’가 가능하단 점에서다.

이미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하고 글로벌 건축 디자이너 회사인 JERDE와 협업 계획도 밝힌 상태다. 지난해 12월에는 JERDE 수석디자이너와 직접 단지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하기도 했다.

같은 날 신반포27차도 현장설명회를 실시했다. 여기에는 SK에코플랜트와 DL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한양 등이 참석했다. 지난 1월 한 차례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워낙 소규모 사업인 데다 공사비가 낮아 건설사들이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후 조합은 3.3㎡당 공사비를 종전 908만원에서 958만원으로 높여 다시 시공사 찾기에 돌입했다. 신반포27차는 향후 지하 5층~지상 28층 규모의 210가구로 재건축하게 되는데 SK에코플랜트가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들고 출사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는 세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선다. 지난 8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호반건설, 대방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한양 등 8개사가 자리를 채웠다. 당초 사업 참여 가능성이 큰 곳으로 거론됐던 포스코이앤씨는 불참했다.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이 고배를 마시면서 이곳 조합 역시 3.3㎡당 공사비를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하 4층~지상 32층, 총 825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이밖에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강남구 도곡개포한신 등도 다음 달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고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건설사들은 고금리에 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이슈로 선별수주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장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강남권 노른자위 사업장들이 일제히 시공사 찾기에 돌입하면서 일부에선 수주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설에 참석했다고 100% 입찰한다고 볼 순 없지만, 강남 요지에 있는 사업장들은 아무래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어느 정도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들어갈 것”이라며 “다만 이미 오랫동안 수주에 공을 들인 건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굳이 입찰에 참여해 출혈경쟁을 벌이는 걸 꺼려하는 분위기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건 공사비다. 조합은 좀 더 저렴하게 단지 고급화를 이루려고 하지만, 건설사는 이제 제값을 받지 않으면 섣불리 나서지 않겠다는 기조가 강하다”며 “강남권이긴 하지만 사업장이 대부분 소규모여서 조합이 기대하는 만큼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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