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휘발유 상승' 美 2월 CPI, 또 3%대 올라…S&P500은 최고치 경신(종합)

뉴욕=권해영 2024. 3. 13.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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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CPI·근원 CPI 모두 예상 상회
Fed, 금리 인하 신중론 지속될 듯
시장은 6월 인하 전망 유지…증시 상승

미국의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며 3%대를 유지했다.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 상승 탓이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예상을 넘어서는 등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이번 CPI 지표가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받아들이면서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3.1%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1월 상승폭(3.1%) 보다 확대됐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예상치(0.4%)에 부합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8%, 전월 대비 0.4% 올랐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3.7%·0.3%)를 웃도는 수준이다. 근원 CPI는 Fed가 주목하는 인플레이션 지표 중 하나다.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 상승이 CPI를 끌어올렸다.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올라 지난 1월(0.6%)보다는 상승폭이 줄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3.8% 올랐다. 1월에는 3.3% 하락했었다. 미 노동부는 월간 CPI 상승분의 60%가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 상승에서 기인했다고 밝혔다. 중고차, 의류, 자동차 보험과 항공료 가격도 뛰었다.

주택과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0.5% 올라 1월(0.8%)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날 발표된 2월 CPI는 오는 19~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나온 마지막 주요 지표다. 예상보다 끈적한 물가는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Fed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지속에 대한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이날 나온 2월 CPI로 Fed의 이 같은 신중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찰스 슈와브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2월 CPI는 아마도 (Fed가) 정책을 좀 더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변동성은 있으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Fed는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월 CPI 상승률이 오는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7~2021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냈던 에릭 로즌그렌은 "기본적으로 근원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임금, 급여가 하락하는 한 이번 보고서가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를 실제로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도 오는 6월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70% 가까이 반영 중이다. 하루 전 71%대와 큰 차이가 없다.

시장의 관심은 3월 FOMC로 향하고 있다. Fed 당국자들이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놓고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예고한 대로 연내 세 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할지, 아니면 두 차례 인하를 예상하는 의견이 많아질지가 관건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CPI 상승률을 소화하며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5.83포인트(0.61%) 상승한 3만9005.4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57.33포인트(1.12%) 오른 5175.27로 장을 마감해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246.36포인트(1.54%) 뛴 1만6265.64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지 않으면서 기술주가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7.16% 뛰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는 각각 2.66%, 3.34% 올랐다.

국채 금리는 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5bp(1bp=0.01%포인트)씩 상승해 각각 4.15%, 4.58%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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