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품은 'ML 경력자'의 힘, 적장도 깜짝 놀랐다..."어디서 그런 투수 데려왔나" [대전 현장]

유준상 기자 2024. 3. 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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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2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린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최대 화두는 '돌아온 한화 에이스' 류현진의 선발 등판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 못지않게 많은 관심을 받은 투수가 있다. 양 팀 사령탑은 꽤 긴 시간 동안 이 선수에 대해 얘기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최원호 한화 감독도 주목한 선수는 바로 KIA의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다.

크로우는 전날 한화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40개, 직구 최고구속은 154km/h가 찍혔다.

한화는 11일 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컨디션 점검에 나섰는데, 좀처럼 크로우를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타순이 한 바퀴를 돈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경기는 KIA의 3-0 승리로 마무리됐다.

올해 1월 KIA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크로우는 2017년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을 정도로 일찌감치 많은 기대를 모았던 투수다. 2017년 루키리그와 싱글A, 2018년 싱글A와 더블A, 2019년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크로우는 2020년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데 이어 2021년 26경기(선발 25경기) 116⅔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48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이듬해엔 60경기(선발 1경기) 76이닝 6승 10패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38로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다만 지난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고, 7월 이후엔 마이너리그에서만 경기를 소화했다.

빅리그에서 2년 연속으로 풀타임 시즌을 뛴 만큼 경력에 있어선 그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크로우다. 다만 수년간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KIA는 크로우의 부상 이력을 꼼꼼히 체크한 뒤 영입을 확정했다.

당시 심재학 KIA 단장은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크로우는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가 뽑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투수였다. 영입에 공을 들였다"며 "당연히 1~2선발이라면 10승 이상을 바라보긴 하겠지만, 매번 목표치를 높게 잡으면 실망감도 크다. KBO리그에 잘 적응하길 바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팀에 적응해나간 크로우는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후 지난달 27일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연습경기에선 2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선전했다. 3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는 3이닝 5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11일 한화전까지 흐름을 이어갔다.

12일 KIA전을 앞두고 크로우의 투구를 돌아본 최원호 감독은 "어디서 그런 선수를 데리고 왔을까"라고 운을 뗀 뒤 "타자들이 지켜보는 쪽으로 콘셉트를 잡은 건 아니다. 공이 좋더라.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막 후에도 커맨드가 되고 구속이 나오는지 확인해야 하지만, 한 경기만 놓고 봤을 땐 평균구속이 150km/h대까지 나오고 변화구도 다양하다.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크로우를 직접 상대한 노시환의 생각도 비슷했다. 노시환은 "직구만 쳐서 변화구를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직구만 놓고 봤을 땐 (크로우의 레벨이) 상위권인 것 같다. 구위만 보면 괜찮은 투수였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크로우의 호투에 미소 지은 이범호 감독은 "다들 만족스럽게 보시지 않았나. 40구밖에 안 던져서 불펜으로 이동해 20구를 더 던져 60개 정도 투구했다고 한다. 지금 봤을 땐 구속이 워낙 잘 나오고 구위도 충분히 좋다"며 "본인도 캠프에 있을 때 '시즌이 개막하면 구속을 올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항상 좋은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취재진으로부터 크로우에 대한 최원호 감독의 평가를 들은 이 감독은 "우리 스카우트 팀이 열심히 돌아다닌 덕분에 좋은 투수가 온 것 같다"며 "마인드나 이런 부분도 상당히 좋은 투수다. 4이닝 동안 40개를 던질 수 있다는 건 공격적이고 자신이 가진 긍정적인 힘이나 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좋기 때문에 천천히 투구수를 늘려가면서 개막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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