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 ‘진통’…2억원 하락한 단지도
“재건축 완화로 리모델링 장점 낮아져…보완 방안 마련해야”
불과 지난해 까지만 해도 규제가 까다로운 재건축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리모델링이 1.10부동산대책을 통해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나오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10대책을 통해 준공 30년이 지날 경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허용해 사업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하는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도입했다.
또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을 통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한 노후계획도시도 51곳에서 108곳으로 확대하고, 허용 용적률 또한 법적 상한선인 150%까지 늘려 재건축 사업성을 높였다.
이처럼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연달아 내놓자, 사업속도가 빠르다는 리모델링의 가장 큰 장점이 무색해진 셈이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재건축과 같지만,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기본 구조를 유지한 채 고쳐 짓는 방식이다. 재건축과 비교해 안전진단, 주민동의률 등의 부분에서 허가 문턱이 낮아 진행이 빠르고 공사비가 적게 들어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리모델링 공사비 급증으로 분담금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조합이 해산되거나 시공 계약이 해지되는 등의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 2008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해 온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는 올 4월 리모델링 조합 해산 총회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송파구 송파동 ‘거여 1단지’도 초기 분담금 부담과 조합 운영비 논란 등으로 인해 임시 총회를 열고 리모델링 사업 중단을 결정했으며, 풍납동 ‘현대 강변’ 역시 지난 2022년부터 시공사 선정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입찰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어 최근 조합해산 절차에 돌입했다.
리모델링 사업이 주춤해지자, 이들 단지의 시세도 조정받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대치2단지 전용 39.53㎡ 1월 실거래가는 11억3000만원(11층)으로 지난해 9월 거래된 12억2500만원(15층)과 비교해 4개월만에 1억원 가량 하락했다. 거여1단지 전용 39.6㎡도 지난해 9월 6억5000만원(10층)까지 거래됐으나 올 1월 5억4600만원(2층)에 거래되며 1억원 넘게 하락했다.
경기도의 경우에도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활발했던 1기 신도시 내 단지들을 중심으로 사업 추진이 중단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분당신도시 ‘매화마을공무원 1단지’는 지난해 미모델링 분담금 확정 총회에서 안건이 부결된 뒤 사업이 중단됐고, 2021년 2월 리모델링 사업 승인을 받은 ‘한솔마을 주공5단지’도 소송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뒤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평촌신도시에선 ‘은하수 청구’와 ‘샘마을대우·한양’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평촌리모델링연합회에서 탈퇴했다. 산본신도시에서는 ‘설악 8단지’의 경우 시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포기하면서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이에 ‘설악 8단지’ 전용 43.56㎡도 지난해 9월 2억6500만원(13층)까지 실거래됐으나, 올 1월 거래에선 2억원(2층)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사업을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후단지 모두를 다 재건축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은 상황이라 리모델링 사업을 보완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KB부동산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재건축이 불가능한 단지들도 존재하고 있는 데다, 리모델링만 해도 주거개선이 가능한 단지를 재건축으로 유도한다면 자원 및 사회적 낭비가 될 수 있는 만큼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다가 재건축을 노선을 바꾸게 되면 기존 조합을 해산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등이 많이 들고, 기존 조합과 새 조합 간의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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