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기후특사 “트럼프 집권해도, 청정에너지 못 줄인다" 왜
오는 11·5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배해도 청정에너지 확대 정책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고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12일 밝혔다. 화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시 현 정부의 청정에너지 확대 정책을 축소하겠다”고 공약한 상태인데, 이를 저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12일 오전 주한미국대사관을 방문한 존 포데스타 미국 기후 특사는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2일 존 케리 전 미국 기후 특사의 후임으로 임명된 포데스타 특사는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과 미국의 청정에너지 관련 협력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일본과 유럽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화석연료 탈피를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가 설정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의 동력이 COP29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파트너 국가 순방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오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현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에 변화가 있을 거란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말에 포데스타 특사는 “미국이 대선을 넘어서서 현 전략을 지속해가는 데 매우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정부 청정에너지 확대 정책의 핵심은 2022년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청정에너지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369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게 법의 골자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 신차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IRA법 시행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포데스타 특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법 폐기를 공언하고 있지만, 그러긴 쉽지 않다는 게 포데스타 특사의 관측이다. 주요 이유로 그는 “IRA법의 영향으로 미국 내 투자가 폭넓고 깊게 증가해 굉장히 많은 일자리가 탄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IRA법에 따른 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되돌리기 힘들다는 점도 지목됐다.
물론 IRA법 폐지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포데스타 특사는 “현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일(현지시각) 영국의 기후 단체 ‘카본브리프’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의 탄소 배출량이 바이든 현 대통령의 계획보다 2030년까지 40억t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증가분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의 한 해 배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IRA법은 전기차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사실상 독점 국가인 중국을 배제하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포데스타 특사는 “미국과 EU, 아시아 국가들이 하나의 원천(중국)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 안보 문제이고 우리는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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