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서 늘 ‘오이’ 빼고 먹는 나… 단순히 입 짧은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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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이 심한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입이 짧다'며 잔소리를 듣곤 하지만, 편식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미각이 유난히 발달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 맛까지 느끼고, 이 독특한 맛 때문에 특정 음식을 싫어하게 될 수 있다.
이에 주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약 4명 중 1명이 PTC의 쓴맛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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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잘 느끼는 것을 두고 초미각(Supertasting)이라 한다. 초미각은 1930년대 듀폰사의 화학자 아서 폭스(Arthur Fox)가 처음 발견했다. 폭스가 PTC(phenylthiocarbamide) 가루를 실수로 엎질렀는데, 같은 공간에 있던 일부 사람들만 먼지에서 쓴맛이 난다고 불평한 것이다. 이에 주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약 4명 중 1명이 PTC의 쓴맛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미국 플로리다대 식품과학과 린다 바터석(Linda Bartoshuk) 교수는 PTC의 쓴맛을 느낄 수 있는 사람 중에서도 쓴맛을 유난히 잘 감지하는 초미각인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험 결과 약 25%는 PTC의 맛을 감지하지 못했고, 50%는 느꼈지만 강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나머지 25%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쓰다고 느낀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유전적 형질의 차이에서 비롯되는데, 아시아인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 중에 초미각인이 많다고 알려졌다.
쓴맛을 잘 느끼는 초미각인이라면 오이, 고수 등이 입맛에 맞지 않거나 진한 커피를 꺼릴 수 있다. 음식뿐 아니라 음주 습관도 영향을 받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암의생명과학과 연구팀이 한국 성인 18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맛과 감칠맛에 덜 민감한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과음할 위험이 1.53배 컸고, 반대로 쓴맛에 덜 민감하면 과음 위험이 2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각 여부는 PTC가 함유된 시험지를 혀에 대 보면 알 수 있다. 초미각인은 해당 시험지를 혀에 대면 매우 빠르게 쓴맛을 감지하고 뱉어낸다. 근래엔 PROP(6-n-propylthiouracil)이라는 화학물질이 PTC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미각은 질병, 환경, 온도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평소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맛을 느끼는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주변 환경이 건조해도 타액이 줄어 맛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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