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모십니다”… 마음 급한 이차전지 3사 인력난 ‘발 동동’

김민영 2024. 3. 1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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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제조사인 SK온은 배터리 셀(cell)·부품·공정·설비개발 등 제조부문 경력직원과 신입 박사를 채용하고 있다.

경영지원부문 중 HR 경력 채용도 진행 중이지만 이번 채용의 초점은 연구·개발(R&D) 인력에 맞춰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이자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LG화학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부문 등 석사학위 이상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실무 경력이 있는 학사 이상 지원자에게도 문턱을 낮추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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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분야 수시 채용 팔 걷었지만
석·박사급 인재 턱없이 부족하고
처우 문제 해외 영입도 쉽지 않아


이차전지 제조사인 SK온은 배터리 셀(cell)·부품·공정·설비개발 등 제조부문 경력직원과 신입 박사를 채용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규모와 기간 제한이 없는 수시 채용이다. 경영지원부문 중 HR 경력 채용도 진행 중이지만 이번 채용의 초점은 연구·개발(R&D) 인력에 맞춰져 있다. SK온이 대규모로 연중·상시 연구직을 뽑는 건 2021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삼성SDI도 수시 경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역시 R&D 인력 위주로 선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이자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LG화학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부문 등 석사학위 이상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12일 “지난 2~3년간 연구직, 비(非)연구직 할 것 없이 인력을 늘리는 데 열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연구직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하지만 연봉 등 처우 문제로 인재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성장산업인 배터리 업종은 중국·일본 등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R&D 인력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만성적인 인력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연구직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몇 년간 직원 수를 급격히 늘려 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은 1만1793명으로 1년 새 1680명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도 1만1502명에서 1만2161명으로 659명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SK온 직원은 3310명으로 2022년 6월 말 2140명에서 1170명 늘어났다.


하지만 연구직은 태부족이다. 특히 석·박사급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7월 발간한 ‘국가전략기술 R&D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배터리 분야 연구원 수는 6066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석사급 연구원은 2412명(39.8%), 박사급 연구원은 859명(14.2%)에 불과했다. 2년여가 지난 지금도 이 수치는 비슷한 실정이다.

이처럼 인력이 한정되다 보니 배터리 소재 기업들끼리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 유학파 석·박사급 인재는 외국 기업에 빼앗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경력이 있거나 전공자의 경우 이미 경쟁사에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전직 제한 등으로 이들을 데려오는 것도 안되다 보니 연구기관이나 해외 기업에서 인재를 데려와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중국 업체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워 성사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실무 경력이 있는 학사 이상 지원자에게도 문턱을 낮추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석·박사급 인력은 양성하는 데만 최대 5년 가까이 걸린다”며 “인력 수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들의 기술력이 떨어지고 산업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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