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작황 부진, 값 급등… 대책 마련 고심 깊은 식품업계

김성훈 2024. 3. 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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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카카오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후 이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코코아 가격은 1년 만에 배 이상 뛰었다.

카카오 열매를 가공해 만드는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지난해부터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에 닥친 가뭄과 병충해로 카카오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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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병충해로 생산량 급격히 줄어
화이트데이 임박, 초콜릿 수요는 증가
업체들 가격 인상·수입처 다변화 모색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2월 ‘프리미엄 가나’ 초콜릿 브랜드를 선보였다. 롯데웰푸드 제공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카카오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후 이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코코아 가격은 1년 만에 배 이상 뛰었다. 초콜릿 등을 선물하는 화이트데이(3월 14일)를 앞두고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제과업계는 가격 인상과 수입처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이날 코코아 선물 가격은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 기준 t당 6728달러(약 882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4.8%, 연초 대비 57.4% 오른 수치로, 역대 최고가다. 지난해 평균 가격이 3309달러에 불과했던 코코아 t당 가격이 7000달러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열매를 가공해 만드는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지난해부터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에 닥친 가뭄과 병충해로 카카오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폭우가 이어지면서 작황이 더 나빠졌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만t 이상의 코코아가 생산되는데, 서아프리카는 전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최근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현지 생산비 급등, 금 채굴업자들의 경작지 훼손, 코코아 가격을 결정하고 유통하는 정부의 부패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카카오 생산량이 단시간에 회복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식품업체들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네슬레, 허쉬 등 업체는 제품에서 초콜릿 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가격 인상 대신 제품 다변화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국내 제과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수개월 치 원료를 미리 수매해 두지만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원가 압박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초콜릿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웰푸드는 수급처 다변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식품 대기업 중 유일하게 카카오콩 원물을 수입해 ‘가나’ 초콜릿 등 제품을 만든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나 등 서아프리카 외에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다른 산지에서도 수요가 몰리다 보니 가격이 비싸져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코코아를 가공한 코코아매스를 수입해 초코파이 등 제품을 만든다. 코코아매스는 중간 가공업체를 거치기 때문에 코코아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충격이 비교적 작지만, 연일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어 수입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우유·음료, 제빵업체들도 코코아 가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코코아 재고가 남아있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없지만 가격 상승 폭을 볼 때 초콜릿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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