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때 3개 국어 사용… 언어 장벽부터 허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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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적의 주려화(48·여·광명 미래로교회) 집사는 최근 예배시간에 난감한 일을 겪었다.
광명 미래로교회(유태경 목사)의 주 집사처럼 외국인 성도가 직분을 맡고 예배 순서자로 나선다는 것 자체도 한국교회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전문사역을 펼치는 사랑의동포교회(이정혁 목사)는 예배 시간에 3개 국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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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적의 주려화(48·여·광명 미래로교회) 집사는 최근 예배시간에 난감한 일을 겪었다. 봉헌 담당이었는데 이를 알리는 주보 내용이 한국어로만 적혀 있어 뒤늦게 자신 차례임을 알아챘다. 주 집사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목사님 설교도 집중해서 들어야 60~70% 정도 알아듣는다”며 “말할 때도 표현하고 싶은 내용의 절반도 전달 못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광명 미래로교회(유태경 목사)의 주 집사처럼 외국인 성도가 직분을 맡고 예배 순서자로 나선다는 것 자체도 한국교회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교회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관련 사역자들은 “언어장벽부터 허물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등록외국인만 8만6000여명이 거주하는 경기도 안산은 국내에서 이주민 사역이 가장 활발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전문사역을 펼치는 사랑의동포교회(이정혁 목사)는 예배 시간에 3개 국어를 사용한다. 목사가 한국어로 설교하면 중국어 동시통역이 이뤄지고 화면에 캄보디아어 자막이 뜬다. 이정혁 목사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언어장벽이 해소된 덕분인지 우리 교회 이주민 성도 대부분은 한국에서 처음 예수를 믿었다”고 말했다.
이주민과 기존 한국인 성도와의 틈새를 잇는 ‘브리지(다리)’ 교역자를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기도 군포 참사랑교회(강신조 목사)는 2021년 백석대 신대원 출신의 중국인 장계위 전도사를 전임 교역자로 청빙했다. 장 전도사가 전임을 맡으면서 중국인 유학생 사역은 날개를 달았다. 현재 15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매주 교회를 찾는다.
강신조 목사는 “예배시간에 중국어 자막을 사용하고 유학생 언어와 문화에 익숙한 전도사가 소통을 돕는다”며 “교인들도 사랑과 관심으로 외국인을 포용한 것이 이들을 정착하고 모이게 만든 가장 큰 이유”라고 소개했다.
탈북민은 어떨까. 이주민과 달리 언어의 장벽보다는 문화적 이질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한 교회에 정착하기보다 그들만의 교회로 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구혜미 온누리교회 한터공동체 목사는 “환대를 받으며 교회에 왔지만 문화 차이나 편견 등으로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는 탈북민이 적지 않다”며 “탈북민을 수혜자로만 보는 시각이 여전하고 교회를 오래 다녀도 집사나 권사로 임직받는 경우가 드물다”고 전했다.
매주 70여명의 탈북민이 출석하는 서울 중랑구 영안교회(양병희 목사)는 성공적인 탈북민 사역 사례로 눈길을 끈다. 2001년 관련 사역을 시작한 뒤 영안교회는 670명의 탈북민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교회 안에 법률·의료 지원을 펼치는 북한선교부와 탈북민 소그룹을 별도로 두지만 큰 틀에서는 기존 교인과 통합할 수 있도록 차별하지 않는다. 양병희 목사는 “지난주에도 1명의 탈북민이 새로 등록했지만 교인들에게는 (탈북민이라고) 알리지 않았다”며 “오랜 기간 진정성 있게 사역을 이어오면서 충분히 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탈북민 A씨(여·34·대안학교 교사)는 “구분짓기보다 자연스럽게 다가와 주면 좋겠다”며 “처음에만 잠시 관심을 보였다가 이후 무관심해지면 탈북민은 섭섭함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동준 기자 박윤서 최하은 인턴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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