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심 사려 해"…美 민주, 바이든 기억력 직격한 특검 맹공

뉴욕=권해영 2024. 3. 13.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묘사한 로버트 허 연방특별검사가 12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허 특검을 소환해 오는 11월 재선 도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집중 부각하겠다는 공화당의 계산이 깔렸다.

민주당은 허 특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문제 삼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맹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허, 美 하원 법사위 청문회 출석
"대통령 기억력에 대한 내 판단, 정확·공정하고 필요"

조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묘사한 로버트 허 연방특별검사가 12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허 특검을 소환해 오는 11월 재선 도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집중 부각하겠다는 공화당의 계산이 깔렸다. 민주당은 허 특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며 맹비난했다.

허 특검은 이날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바이든 대통령을 불기소 처분한 데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서는 증거 수준에 이르는 대통령의 위법행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허 특검은 보고서에 담겨 논란이 된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판단하지 않고서는 민감한 자료를 고의로 잘못 관리했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대통령의 기억력과 전반적인 정신 상태를 고려해야 했다"며 "형사재판에서 배심원들이 대통령의 기억력과 정신 상태를 어떻게 인지할 것인 지도 감안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의 기억력이 적절한 지에 대해 보고서에 담긴 나의 판단은 필요한 것이었고 정확했으며 공정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허 특검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백악관 기밀문서를 개인 사무실로 유출한 혐의를 수사해 왔다. 그는 지난달 8일 발표한 수사 결과 보고서에서 처벌 불가 결론을 내리며 올해로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 문제를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부통령 재직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고, 장남 보 바이든이 언제 죽었는지도 떠올리지 못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배심원단이 바이든 대통령을 "악의는 없지만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인식해 유죄 평결할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을 담아 논란이 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허 특검이 작성한 바이든 대통령 조사 진술 전문도 공개됐다.

공화·민주 양당은 모두 허 특검을 공격했다. 공화당은 청문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집중 부각하면서도, 허 특검이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 처분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된 것과 비교하면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허 특검의 수사 결과 보고서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며 공화당은 속으로 웃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허 특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문제 삼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맹공했다. 허 특검은 트럼프 행정부 때 메릴랜드주 연방지검장을 지낸 바 있다.

민주당이 허 특검 보고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고령 리스크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73%에 이르렀다.

한편 허 특검은 뉴욕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전 이 나라 이민자의 아들로서, 가족 중 가장 먼저 이 곳에서 태어나 감사한 마음으로 이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