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PI 3.2%, 예상치 상회…Fed ‘금리인하 신중론’ 무게
지난달 미국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소폭 웃돌며 3%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다소 정체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인 2%와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는 모양새다. 이는 Fed의 ‘금리 인하 신중론’에 힘을 싣는 요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2%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3.1%)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예상치(0.4%)에 부합했다. CPI는 지난해 11월(3.1%·전년 대비)과 12월(3.4%), 올해 1월(3.1%)을 거치며 등락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6월부터 3%대를 오가는 ‘끈적끈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 하락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본격적인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물가하락세가 정체되는 상황에선 Fed는 한동안 금리를 동결한 채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발표된 1월 CPI(3.1%)가 예상치(2.9%)를 웃돌자 시장에서는 상반기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2월 CPI도 인플레이션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신중론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 CPI는 2월에 전년 대비 3.8% 올라 전월(3.9%) 상승률보다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예상치(3.7%)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난 건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희망을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Fed가 6월에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가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낮아져 Fed가 6월부터 점진적인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도 “재화 가격이 안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비스 가격도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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