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리턴즈’ 일등공신…리얼한 사건현장 우리가 만들었죠
2014년 JTBC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크라임씬’이 시즌3 이후 7년 만에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이하 ‘리턴즈’)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티빙의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에 올랐고, 이전 시즌 역주행 바람까지 일으켰다. 커뮤니티에선 실제 같은 사체, 비행기를 옮겨 놓은 웅장한 세트장, 깜짝 놀라게 한 비밀의 방 등 호평이 이어졌다.
‘리턴즈’의 모든 시각적 요소는 윤진희 미술총괄(JTBC 예능스튜디오 SAY 방송미술국장) 손을 거쳤다. 1999년에 방송 미술계에 들어온 윤 총괄은 올해로 25년 차 세트 전문가다.
이윤주 미술감독(SAY 방송미술팀)은 그의 든든한 조력자다. 10여년간 ‘슈가맨’ ‘효리네 민박’ ‘마녀사냥’ ‘싱어게인’ 등에서 호흡을 맞췄다.
‘리턴즈’는 세트가 배경 역할만 하는 여느 예능과 다르다. 세트장 전체가 추리의 단서다. 범행 시각과 도구, 용의자 동선 등이 세트장 안에 들어있다. 윤 총괄과 이 감독은 “디테일이 생명”이란 마음으로 접근했다. 촬영 반년 전부터 소품을 찾아 나섰고, 촬영 며칠 전에도 소품이나 단서를 바꿨다. 윤 총괄은 “연출인 윤현준 PD(스튜디오슬램 대표)가 원래도 세심한 스타일인데, ‘리턴즈’에선 소품의 높이까지 신경 쓸 정도”라고 전했다. 윤 총괄과 윤 PD는 20년 넘게 같이 일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공항 살인사건’을 꼽았다. 비행기 기체 일부를 뜯어왔고, 기내 잡지까지 제작했다. 비행기 머리와 꼬리는 모델링으로 본을 떠 이어 붙였다. 핵심 단서가 들어 있는 오물통 내용물까지 직접 만들었다. 이 감독은 “가짜 피가 섞인 오물을 만들었는데, 과연 출연진이 손을 넣어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걱정했다”고 말했다.
현장 반응이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는 ‘교주 살인사건’이었다. 돌계단 아래 숨겨진 방문이 열렸을 때 출연자인 장진 감독이 탄성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장진 감독은 미술에 조예도 깊고, 세트 요소도 잘 알기에 단서를 찾을 거라 믿었다”며 “돌계단 문이 열리고 장진 감독이 놀랐을 때 희열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리턴즈’는 지난 1일 에피소드 5개 공개로 마무리됐다. 세트 설치와 철거로 미술팀은 5일간 밤낮을 지새웠다. 준비 기간까지 1년 가까이 ‘리턴즈’에 쏟은 이 감독은 “모든 걸 갈아 넣었다”는 말로 지난 시간을 요약했다. 윤 총괄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오면서 예산이 4~5배 늘었다지만, 제작 입장에선 늘 돈이 모자란다”며 “한정된 예산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들 호평은 윤 총괄과 이 감독에게 큰 힘이 됐다. 이 감독은 “JTBC 입사 전부터 ‘크라임씬’ 팬이었다”며 “굉장히 힘들지만 성취감이 분명했고 그 안에서 희열을 맛봤다. 방영 후에도 반응이 좋아 후속 시즌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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