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공약 ‘한동훈 특검’…조국당, 이재명 민주당과 선명성 경쟁
현시점에서 돌풍까진 아니지만 바람 정도는 돼 보인다.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 얘기다. 창당 일주일째지만 여러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 15% 안팎을 기록 중이다. 정치권에선 “10석 획득” 전망도 나온다.
특히 야권의 핵심 지역 기반인 호남, 핵심 세대 기반인 40대에서 기세가 매섭다. 4개 여론조사 업체(케이스탯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가 4~6일 실시한 NBS 정기조사에서 ‘만약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정당 비례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호남 응답자의 22%는 조국혁신당을 꼽아 더불어민주연합(29%)을 바짝 추격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40대(12%)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국 바람’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먼저 선명성을 기치로 내건 선거 전략이 주효했다는 해석이 있다. 조 대표는 12일 조국혁신당의 22대 국회 첫 번째 과제로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공언했다. 조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검찰 독재의 황태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공정하게 수사받도록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의 인적 구성의 코드는 ‘친문재인’이다. 문재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징역 3년형(1심)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을 비롯해 문미옥 전 과학기술보좌관, 윤재관 전 국정홍보비서관, 조용우 전 국정기록비서관, 정춘생 전 여성가족비서관, 배수진 전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이 입당했다. 일부는 더불어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된 인사들이다. 문재인 당 대표 시절 민주당에 입당했던 문용식 아프리카TV 창립자도 참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민주당의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이 조국혁신당으로의 이탈 현상을 가속했다는 것이다. 『이기는 정치학』의 저자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에서 이재명 대표에 실망한 친문·호남이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재명으로 대선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더해진다. 익명을 원한 대학교수는 “이재명으로는 불안하니 조국을 키우자는 호남 특유의 전략적 투표 심리”라고 말했다. 호남은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 몰표를 줬지만, 이듬해 대선에선 안 전 대표가 아닌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총선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최 소장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 정당은 조국혁신당)’가 야권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민주당이 이득을 볼 수 있다”면서도 “창당 효과가 있는 만큼 상승 추세를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라디언의 굴레』를 쓴 조귀동 칼럼니스트는 “조 대표가 부각될수록 중도층의 반발을 불러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빠질 것”이라며 “확장성의 한계 때문에 민주당에도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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