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DNI “북 SLBM 등 심각한 위협” 사실상 성공 평가

강태화 2024. 3. 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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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관련 협상에 나설 뜻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적 유착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핵 프로그램을 체제 안전과 국가적 자존심을 보장하는 도구로 인식한다”며 “핵 프로그램 폐기 협상에 나설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게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DNI는 지난해엔 “김정은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협상 자체에도 응하지 않을 거란 분석을 추가했다.

DNI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를 지원하는 김정은의 속셈에 대해선 “핵보유국 인정을 받는다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군사적 밀착 관계를 활용할 것”이라고 봤다.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애브릴 헤인스 DNI 국장도 북한·중국·러시아·이란의 협력 강화와 관련 “4개국의 권력 역학관계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도움이 필요한 러시아가 북·중·이란이 원했던 것을 들어주면서 오랫동안 유지됐던 비확산 규범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에 전쟁 물자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첨단 무기 기술 전수 외에도 핵보유국 인정과 관련한 물밑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DNI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의 명중률 제고, 고체연료 ICBM,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 무기개발 등 김정은이 2021년 1월 지시한 ‘핵심 5대 과업’에 대해서도 사실상 ‘성공’에 가까운 평가를 내리며 “미국과 동맹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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