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CPI 올랐지만 근원은 둔화… “불확실성 커졌다”

美 2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 3.2%
근원은 3.8%로 1월(3.9%)보다 하락
FOMC 1주 전 “금리 불확실성 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3.2%로 나타났다. 직전 월인 1월의 3.1%보다 0.1% 포인트 상승했고,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다만 에너지‧식료품값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전월(3.9%)보다 둔화했다. 1주 앞으로 다가온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놓고 ‘매파’(강경파)와 ‘비둘기파’(온건파)의 첨예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미 노동통계국은 12일(현지시간) “2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4%로 각각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전월 대비로는 0.4%씩 올라갔다.

발표된 숫자는 모두 시장 전망치를 0.1% 포인트씩 상회했다. 미국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1일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에서 2월 CPI 상승률을 3.12%, 근원 CPI 상승률을 3.70%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도 비슷한 전망치를 제시했다.

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고 2년 가까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3%대에서 횡보했다. 미국 금융가와 언론들은 끈적끈적하게 눌어붙어 천천히 떨어지는 것처럼 나타나는 지금의 물가 추세를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라는 말로 묘사한다.

CPI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줄고 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원 CPI의 둔화 추세는 금리 인하론의 근거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이날 CPI에 대해 “연준의 금리 인하 판단에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연준 위원들은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설이나 인터뷰를 통한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 상태다.

연준은 지난해 7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올렸다. 이후 지난 1월 회의까지 4회 연속으로 현행 5.25~5.50%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이번 FOMC 회의에서 또 한번의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전망에서 동결 의견은 99.0%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한 비율은 1.0%다. 오는 5월 FOMC 회의에서 동결을 예상한 비율은 87.2%로 상승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