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시장 뒤흔든 'VIB족' …저출산 시대 속 키즈 식자재 '쑥쑥' 큰다
건강한 먹거리 수요 늘면서 고부가가치 창출
각종 쿠킹클래스, DIY 키트로 차별화 경쟁
초저출산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1조원 규모 영유아 식자재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부모가 늘어나는 데다 돌봄 서비스 등 정부 지원이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영유아 보육식탁을 선점하기 위한 식자재 업체들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는 추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의 키즈 식품 브랜드 '아이누리'는 지난해 매출 1300억원을 달성했다. 고품질의 영유아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2014년 키즈 브랜드를 선보인 지 10년 만의 성과다.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5%에 달한다. 아이누리는 매해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CJ프레시웨이의 핵심 사업군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CJ프레시웨이 19%, 아워홈 13%…. 고속 성장하는 영유아 식자재 시장
현재 국내 영유아 대상 식자재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업계 2위인 아이누리와 함께 1위인풀무원푸드머스 '풀스키즈', 3위인 아워홈 '아워키즈' 등 주요 브랜드들은 몸집을 계속 키우고 있다. 풀스키즈는 지난해 매출 18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 이상 신장된 규모다. 올해는 2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워키즈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2020년 대비 85% 이상 확대되며 고속 성장 중이다.
이처럼 저출산에도 영유아 식자재 시장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질 좋은 식자재를 찾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평균 자녀수가 줄어들자 아이에게 비싸도 좋은 재료를 먹이고 싶어하는 부모들은 오히려 늘었다. 최근 유통업계에선 'VIB(매우 소중한 아이, Very Important Baby)족'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부모들이 자녀에게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는 집안의 식탁뿐 아니라 식자재 업체의 주요 고객사인 어린이집, 유치원의 식탁으로 번지고 있다. 부모들이 '키즈노트'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당일 제공된 반찬과 간식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돌봄 서비스를 늘리는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하는 것 역시 시장을 키우고 있다.
고부가가치 시장 잡아라…'차별화' 전략으로 업체 간 경쟁 심화
이에 식자재 업체들은 영유아 식자재 시장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통적으로 친환경 농산물, 동물복지인증 축산물 등 다양한 인증상품을 공급한다. 그러면서도 부가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즐거운 먹거리’를 콘셉트로 개발한 만두, 케이크, 쿠키, 송편, 콩고기, 김치 등 체험형 DIY 밀키트가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보육시설 운영에 실질적 도움을 지원하는 부가 서비스도 인기다. 60가지의 자체 개발 레시피를 활용한 쿠킹클래스를 열어 영유아 대상 건강한 식문화 체험 교육을 제공한다. 위생사가 보육시설 내 조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위생관리 지도와 점검 지도를 지원하는 위생 컨설팅 서비스도 있다.
풀무원도 김장체험용 '전통김치 만들기 키트'를 출시하는 등 영유아시설 체험활동을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또 가족 대상으로 쿠킹클래스 등 바른 먹거리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풀스키즈 쿠킹클래스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요리하며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과 지구 환경을 생각해보자는 취지의 교육이다. 아워홈은 어린이 식습관에 맞춰 식자재 크기부터 포장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또 아워홈 용인 물류센터를 키즈 전용 물류센터로 지정하고 품질검수와 꼼꼼한 안전관리를 진행한다. 또 24시간 메타버스 고객센터를 운영해 언제든지 고객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축소 우려로 식자재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앞으로 상품과 서비스 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는 키즈 식자재 시장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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