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무사사구' 류현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체인지업 제구 보완해야" [현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빅리그 78승' 투수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류현진은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팀의 9-1 승리에 기여했다.
2012년 이후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류현진은 지난달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 이튿날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첫 야외 불펜피칭에 임했고, 26일 두 번째 불펜피칭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3월 2일 라이브피칭, 7일 자체 청백전으로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한 류현진은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KBO리그 첫 실전 등판에 나섰다. 류현진은 1회초 1사에서 이우성의 2루타에 이어 김도영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선취점을 헌납했지만,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한화 타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노시환의 역전 3점포를 포함해 1회말에만 9점을 뽑아내며 두 팀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류현진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안정감을 찾은 류현진은 2회초와 3회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데 이어 4회초 무사 2루의 위기에서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정교한 제구가 위력을 발휘했다.
최원호 감독도 "류현진이 최고 148km/h까지 나오는 등 목표한 대로 4이닝 동안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류현진은 "재밌게 던진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팬들의 함성 소리가 너무 커서 기분이 좋았다. 계획했던 투구수, 이닝을 다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에 대해 만족한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구속이 잘 나왔다. 체인지업 제구가 좀 좋지 않았던 걸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봇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클락을 경험한 류현진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타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제외하면 공정한 것 같다"며 "(피치클락의 경우) 피치컴(투수, 포수가 사인을 교환할 수 있는 전자 장비)이 없으니까 널널하진 않을 것 같다.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좀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예정대로라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되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진행한 뒤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그는 "주무기인 체인지업 제구를 보완해야 하고, 투구수를 늘리면서 1이닝 정도 더 던져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류현진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12년 만에 홈 팬들 앞에서 던진 소감은.
▲재밌게 던진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팬들의 함성 소리가 너무 커서 기분이 좋았다. 계획했던 투구수, 이닝을 다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에 대해 만족한다.
-새벽 5시 30분부터 기다린 팬도 있던데, 팬들의 마음이 느껴지나.
▲시범경기임에도 많이 경기장을 찾아주신 것 같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많이 기다려주시는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구에 두 차례(2회초 2사 한준수 내야안타, 4회초 2사 3루 김선빈 땅볼) 맞았는데 놀라진 않았나.
▲놀라진 않았다. 타구에 두 번째 맞은 뒤 좀 아팠는데, 아웃카운트를 잡았으니까 문제가 될 건 아니었다.
-김선빈의 타구에 맞은 뒤 도망치듯 더그아웃으로 향한 이유는.
▲타구에 맞은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오늘 경기를 평가한다면.
▲생각했던 것보다 구속이 잘 나왔다. 체인지업 제구가 좀 좋지 않았던 걸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로봇심판(ABS)을 처음 경험했는데, 로봇심판과의 궁합은 어땠나.
▲공이 존에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볼로 판정된 것 아닌가. 선수들도 그걸로 항의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타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제외하면 공정한 것 같다.
-직구가 148km/h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생각대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나.
▲구속이 너무 나온 것 같다. 오류였을 수도 있다(웃음).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것처럼 땅볼 유도가 인상적이었는데, 한화 야수들의 수비를 평가한다면.
▲안정적이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야수들에게 고맙다. 여수들을 못 믿고 던질 순 없지 않나. 믿고 던져야 한다.
-12년 전 마지막 등판(2012년 10월 4일 넥센전 10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 1실점, 노디시전) 때 기억이 날까.
▲그땐 (7회초 홈런을 친) 강정호만 기억이 난다(웃음).
-12년 전 마지막 등판과 정반대의 상황이었는데.
▲시범경기라 아쉬웠다.
-우천으로 취소되지 않으면서 개막전 등판이 거의 확정됐는데.
▲일요일(17일)에도 한 번 더 던져야 하는데 비 예보가 있다. 긴장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일요일이 지나고 나면 (개막전 등판 여부가) 좀 더 정확해지지 않을까 싶다.
-좀 더 보완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주무기인 체인지업 제구를 보완해야 하고, 투구수를 늘리면서 1이닝 정도 더 던져야 할 것 같다.
-피치클락은 어땠나.
▲괜찮았다.
-메이저리그 피치클락보다 더 널널하지 않나(메이저리그 주자 없을 시 15초, 주자 있을 시 20초 이내 투구 / KBO리그 주자 없을 시 18초, 주자 있을 시 23초 이내 투구).
▲피치컴(투수, 포수가 사인을 교환할 수 있는 전자 장비)이 없으니까 널널하진 않을 것 같다.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좀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
-매일 경기가 끝나면 팬들이 사인을 요청하고, 최근엔 한 시간 동안 사인을 했다고 들었는데.
▲아직까진 괜찮다. 계속 기다려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규시즌 이후엔 그렇게까지 하는 게 어렵겠지만 지금은 시범경기이기도 하고 경기가 일찍 끝나니까 여유롭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류현진이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맞으면 두 번째 타석에서 공이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오늘 1회초에 김도영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어땠나.
▲그런 건 없었다. 예전처럼 구속을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금은 공 하나 하나를 열심히 던져야 할 것 같다. 첫 타석에도 가운데로 실투가 됐지만 안타를 쳤고, 두 번째 타석도 보니까 배트 컨트롤이 좋은 것 같더라. (김도영이) 좋은 타자라는 걸 느꼈다.
-이번 주말 부산에 해설위원으로 오는 구대성 선배와 만날 것 같은데.
▲기쁠 것 같다. 거의 10년 만에 뵙는다. 다저스에서 뛸 당시 호주에 갔는데, 그때 이후로 (구대성 선배를) 처음 뵙는다. 그냥 좋을 것 같다.
사진=대전,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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