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호주 대사관 홈페이지에 "역내 평화 증진·협력에 역할 다할 것"

홈페이지에 인사말 게재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던 중 임명·출국해 대사관 홈페이지에 공식 부임을 알렸다.

이 대사는 12일 대사관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우리 대사관은 양국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고, 국방·방산 협력 동력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호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전쟁 당시 1만7000여명을 파병한 혈맹이자, 자유, 민주주의, 법치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인도-태평양 역내의 핵심 우방국"이라며 "양국은 1961년 수교 이래 외교, 국방, 방산,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다방면에서 우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고,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종섭 국방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 대사는 "우리 대사관은 공급망 안정과 핵심광물을 포함한 자원·에너지 등 경제안보 제고를 위해 호주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호주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한-호 관계 발전의 교두보가 되어 호주 전역 16만 명이 넘는 우리 동포사회의 권익 신장과 호주를 찾는 우리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효율적인 영사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계획을 설명했다.

이 대사는 지난 4일 임명된 후 공수처의 요청으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이 알려졌고, 이튿날 출국금지를 풀어달라며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법무부는 8일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어 이 대사는 출국금지가 해제된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 원본을 받지 않고 오후 호주 브리즈번행 항공기를 이용해 출국했다. 외교부는 조만간 원본을 외교행낭 편으로 호주에 보낼 방침이다.

한편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40분 국회 본관 의안과에 이 대사, 관련 수사 방해 의혹을 받는 대통령실, 관련 부처인 법무부와 외교부 등에 대한 수사를 골자로 하는 이종섭 특검법을 제출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수사 대상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미리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수처가 지금 수사를 하고 있지 않나. 지난해 9월부터 이 수사에 들어갔다고 알고 있는데 올해 3월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소환한다는 이야기가 없었다"면서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한다고 해서 번번이 특검을 남발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소모적"이라고 답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