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국민 이길 생각 없다”… 의대생들의 호소

부산대 의대생들, 대화 촉구 시위
흉부외과학회 “조속 해결” 당부
복지장관, 전날 전공의 비공개 회동

연합뉴스TV 캡처

의학대학 증원에 반발해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 의대 재학생들이 “의사는 국민을 이길 생각이 없다”며 정부 측에 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모습이 주목받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정부가 사태 해결과 관련해 진정성 있는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의료현장 이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교수진마저 집단사직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산대 의대 학생들이 ‘국민을 이길 생각이 없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부산대 의대 비상시국 정책대응위원회는 최근 ‘의사는 국민을 이길 생각이 없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싶을 뿐입니다’ ‘대통령은 즉각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앞서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SNS에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을 불렀었다.

대표적인 ‘기피과’로 알려진 흉부외과 의사들도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의업 포기를 밝힌 의사들은 정부에 의해 준 범죄자로 매도됐고, 정부 정책을 반대하지만 병원에 남은 의사들은 번아웃의 위기 속에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흉부외과 의사(전문의)는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 반세기 동안 그래 온 것처럼, 흉부외과는 환자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원점에서 조건 없이 (정책을) 재논의하고 정부의 진정 어린 사과를 통해 지금의 사태가 임계점 아래에서 조속히 해결되기를 염원한다”고 했다.

주요 전국 주요 병원 교수와 전문의 등 의료인 5000여명이 참여한 ‘의료 붕괴 경고 및 의료개혁 촉구’ 시국선언에서도 의사들은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을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모든 이해관계자는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이번 사태로 인한 ‘의료 공백’ 현실화 이후 처음으로 전공의들과 만났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화를 하기에 매우 어려운 여건에 있는 상황에 놓인 전공의들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며 앞으로도 대화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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