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0'에 삼성 노조가입 폭발…두달새 2배 늘어 2만 돌파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처음으로 2만명을 넘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성과급 ‘0%’ 논란 이후 두 달여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다른 노조와 통합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 경영진의 노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12일 오후 4시 기준 조합원 수가 2만27명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창립 5년 만에 처음이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29일 조합원 1만명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는데, 약 두 달 만에 두 배로 조합원 규모가 성장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은 약 12만명으로 직원 6명 중 1명은 전국삼성전자노조 조합원인 셈이다.
노조 가입이 올 초 많이 늘어난 건 지난해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28일 DS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연봉의 0%라고 발표한 직후 노조 가입자 수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10~20명대였던 주간 노조 가입자 수가 12월 마지막 주엔 1251명으로 늘었다. 지난 1월 31일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이 삼성전자 임직원 소통 행사 ‘위톡’에 직접 나서 설명을 했지만, 직원들의 불만을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주 전국삼성전자노조 가입자 수는 2957명에 달했다.
지난 1월의 조합원 상승 폭에 비해 지난달 상승 폭은 다소 감소했지만, 노조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한 직원은 “반도체 쪽 직원들 사이에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여전해 ‘노조에나 가입하자’는 분위기가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격려금 소식에 더 불만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반도체 시장 불황을 겪었지만, 직원들에게 1인당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원 지급을 결정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격려금으로 기본급의 200%를 지급하라고 사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경계현 사장은 지난달 31일 노조와 만나 “격려금 지급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우리의 자존심, 경쟁력을 먼저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흑자 전환도 안 됐다”는 취지로 말하며 격려금 지급을 거부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경 사장은 오는 3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노조에 설명했다고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14조88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직원들의 성과급 불만을 계기로 힘을 키우면서 사측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이자 4노조인데, 사무직과 구미 사업장 직원 등으로 구성된 1~3노조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1~3노조는 총 500~600명 정도로 규모는 크지 않다. 이와 별개로 5노조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약 6100명)는 삼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뭉쳐 지난달 출범한 ‘초기업 노조’에 합류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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