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인증’ 미국 강타한 ‘피클볼’… 한국서도 인기 급상승 [뜨는 운동]
◇미국 내 급성장 스포츠 1위 피클볼, 한국에서도 인기몰이 중
피클볼은 미국의 한 남성이 1965년 가족들을 위한 오락거리를 찾던 중 고안해 낸 스포츠다.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을 접목한 운동으로, 공과 라켓을 이용해 실내·외에서 즐길 수 있다. 배드민턴 코트 면적(가로 6.1m·세로 13.4m)에 테니스 네트 높이(91㎝)와 비슷한 그물을 설치한 경기장에서 게임을 진행한다. 탁구채보다는 큰 라켓(패들)을 들고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재질의 공을 쳐 상대방 코트로 넘기면 된다. 경기 방식은 탁구와 같이 11점을 먼저 내는 쪽이 승리한다. 미국에서는 2001년 애리조나주 노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고, 코로나 19 시기를 거치면서 젊은 인구의 유입도 크게 늘어나 전 연령이 즐기는 운동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클볼 전용 코트가 생기고 동호인 수가 증가하는 등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피클볼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허진무 교수가 2015년 미국에서 돌아와 연세피클볼클럽을 만들며 시작됐다. 대한피클볼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허진무 교수는 “피클볼 동호인 공식 카페인 ‘아이러브 피클볼’ 가입자가 올해 3월에 2000명을 돌파했다”며 “서울 강동구와 충북 청주에도 피클볼 전용 구장이 생겼고, 지자체에서도 피클볼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했다. 도입 초기에는 노인들이 즐기는 실버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젊은 동호인들의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실제로 올 4월에 열리는 ‘피클볼 코리아 오픈’에 접수한 참가자들 중 20대 참가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클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난도가 높지 않고 부상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허진무 교수는 “피클볼은 라켓과 공이 가벼워 관절 부상의 위험이 적다”며 “다른 라켓 스포츠가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동호인 중에서는 테니스나 배드민턴을 치다 몸에 부담을 느끼고 피클볼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부상 위험은 적은 동시에 운동 효과는 확실하다. 허진무 교수는 “피클볼은 라켓이 작아 눈과 손의 협응력이 중요한 스포츠로 인지능력과 순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한 자세를 낮추면서 공을 치다 보니 자연스레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이 좋아지고, 어느 정도의 활동량도 요구돼 유산소 운동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회전 운동을 하는 피클볼은 코어근육 단련에도 효과적이다.
피클볼은 접근성도 뛰어나다. 우선 다른 라켓 스포츠에 비해 용품 가격이 저렴해 금전적인 진입장벽이 낮다. 장소를 구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허진무 교수는 “기존의 테니스·배드민턴장을 살짝만 개조하면 피클볼을 칠 수 있고, 라켓과 공만 있으면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게 피클볼이다”고 했다. 또 도입 초창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지역마다 피클볼 동호회들이 활성화돼 있어 누구나 손쉽게 피클볼을 접할 수 있다.
피클볼은 전 세계적으로 어느 스포츠보다 빠르게 성장 중이다. 미국뿐만이 아닌 유럽, 아시아에서도 피클볼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미국에서는 피클볼프로투어(PPA)와 메이저리그피클볼(MLP)가 출범해 성황리에 대회들이 열리고 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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