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박희영이 구청장이야?" 시민들 발걸음 세운 기자회견

이영일 2024. 3. 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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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행인들의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행인은 지나가다 서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호소를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11일 오후 1시, 서울서부지방법원앞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 엄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촉구 용산시민행동(아래 시민행동)'이 준비한 기자회견이었는데 여기에는 용산구 관내의 크고 작은 시민단체들과 정당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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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촉구 용산시민행동, 11일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

[이영일 기자]

 11일 오후 1시, 서울서부지방법원앞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 엄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영일
"아직도 박희영이 구청장이야?"

지나가는 행인들의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행인은 지나가다 서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호소를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기자회견 앞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서 발언을 지켜보는 광경은 사실 그리 흔치 않은데, 이들의 절절한 외침이 시민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11일 오후 1시, 서울서부지방법원앞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 엄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촉구 용산시민행동(아래 시민행동)'이 준비한 기자회견이었는데 여기에는 용산구 관내의 크고 작은 시민단체들과 정당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에는 이들과 함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태원 참사에 반성도 없고 사퇴도 없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엄벌에 처해져야 한다"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6월 보석 출감... 누구 트라우마가 더 고통스럽나"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해 6월 보석으로 출감했다. 시민행동은 "박 구청장이 자신이 공황장애라면서 용산지역 곳곳을 다니면서 본인은 죄가 없다고 강변하고 다닌다"고 주장했다. 

희생자 유연주씨의 아버지인 유형우씨는 "참사 발생 후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에 앞장설 거라고 생각한 박희영은 이태원 참사가 하나의 현상이라며 책임을 회피했고 그 후로도 '나는 신이 아니다'라는 막말을 일삼았다. 구청장은 그저 카메라 앞과 법정에서만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척 하고, 이런 사람이 참사 발생 500일이 되는 오늘까지 구청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씨는 또 "박 구청장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불면증과 불면 장애 등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보석 석방을 받았는데 그 트라우마가 유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비할 수 있겠는가"라며 재판부에 참사 피해자들의 명예를 위해 엄중한 판결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김아란 더불어민주당 용산구위원회 을지로위원장은 "불면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린다는 박희영 구청장에게 묻는다. 불면증에 걸린 사람은 희생자의 가족들이다. 고령의 나이가 참작되어 풀려났다는데 62세가 고령이라니 헛웃음이 나온다. 법적으로 고령의 나이는 65세 이상"이라며 박 구청장을 질타했다.

김은희 용산촛불행동 대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모두가 공범"
  
 김은희 용산촛불행동 대표가 "의혹이 아직 많다"며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영일
 
김 위원장은 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지방자치단체장의 반성과 참여는 최소한의 상식이다. 반드시 법적 책임이 있음을 판결을 통해서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상식이다. 159명의 억울하게 죽어간 못다핀 꽃들에게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판결을 보여 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은희 용산촛불행동 대표는 "더 밝혀야할 것이 있다. 2022년 12월 29일 8시 반, 박 구청장은 왜 이태원에 사람이 많아 혼잡하다는 민원을 접수받은 당직 직원에게 윤석열 비판 전단지를 떼라고 지시했나. 꼭 밝혀야 한다. 민원을 접수받은 당직 직원은 현장에 나가봐야 할 그 시간에 왜 대통령 집무실 근처 삼각지로 발길을 옮겨야했나. 강한 의문이 든다. 모두가 공범이고 숨기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했다.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경찰은 이태원에 몰려드는 사람들의 안전보다는 대통령 경호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대통령의 관심과 심기에만 초점을 맞췄다. 대통령은 집무실 근처 반환 받은 용산기지를 갑자기 오염 정화도 없이 용산 어린이정원이라는 이름으로 개방했는데 그때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내가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뿌듯하다'고 말했다"라며 윤 대통령도 직격했다.

시민행동은 '박희영 용산구청장 엄벌 탄원서'를 서부지법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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