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빛났다' 돌아온 류현진, 시범경기 KIA전 4이닝 1실점 호투…최고구속 148km [대전 현장]

유준상 기자 2024. 3. 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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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올 시즌 많은 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이 첫 시범경기 등판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62개(스트라이크 41개, 볼 21개). 구종별로는 직구(29개), 체인지업(12개), 커브(11개), 커터(10개) 순이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직구 최고구속은 148km/h였다.

2013년부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류현진은 빅리그 커리어를 뒤로하고 지난달 22일 친정팀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면서 KBO리그 복귀를 알렸다. 한화가 아닌 다른 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KBO리그 실전 등판은 2012년 10월 4일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 이후 무려 4177일 만이다.

▲선취점 허용에 울고 득점 지원에 웃은 류현진의 1회초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운 한화는 최인호(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김강민(중견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류현진과 청백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최재훈이 선발 출전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정예 멤버로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준비했다. KIA는 박찬호(유격수)-이우성(1루수)-김도영(유격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좌완 장민기.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박찬호와의 승부에서 141km/h 직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127km/h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었다. 바깥족 낮게 던진 3구 직구는 존에서 살짝 벗어났고, 4구 커브엔 박찬호의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5구 145km/h 바깥쪽 직구가 볼이 되면서 풀카운트에 몰렸지만, 직구를 몸쪽에 집어넣으면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이날 류현진의 첫 번째 아웃카운트.

하지만 류현진은 2번타자 이우성을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 후속타자 김도영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고, 그 사이 2루주자 이우성이 홈으로 향했다. 류현진의 첫 실점.

류현진은 나성범의 뜬공, 소크라테스의 땅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면서 이닝을 매조졌다.

한화 타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1회말 테이블세터 최인호와 페라자가 나란히 볼넷으로 출루한 뒤 안치홍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4번타자 노시환이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장민기의 5구 슬라이더를 밀어쳐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채은성의 땅볼 이후 문현빈과 김강민이 각각 2루타와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도윤에 이어 최재훈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1점을 더 보탰다. 타자일순에 성공한 한화는 장민기에서 김민주로 투수가 교체된 이후 최인호의 밀어내기 볼넷, 페라자의 1타점 적시타, 안치홍의 밀어내기 볼넷, 노시환의 2타점 적시타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스코어는 9-1.

▲안정감 있는 모습, 2회초와 3회초를 무실점으로 끝낸 류현진

팀이 8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2회초를 맞이한 류현진은 1회초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뿌릴 수 있었다. 2회초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 파울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고, 3구 파울 이후 4구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후속타자 김선빈을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로 투수에게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평정심을 유지한 류현진은 3루수 땅볼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사에서 한준수의 내야안타 때 타구에 왼발을 맞은 류현진은 큰 부상을 피했고, 계속 투구를 이어갔다. 2사 1루에선 최원준의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쳤다.

2회말이 진행되는 동안 1루 파울 지역에서 가볍게 몸을 푼 류현진은 3회초에도 등판,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이도윤이 1루로 공을 뿌려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이우성과의 승부도 깔끔했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 특유의 정교한 제구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이우성과 마찬가지로 김도영을 상대로도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류현진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2루수 직선타로 이닝을 매조졌다.

▲야수 실책에도 거뜬했다, 정교한 제구로 마지막 이닝도 무실점

류현진은 4회초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땅볼을 유도하면서 무난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듯했지만, 1루 파울라인에 서 있던 채은성이 공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그 사이 타자주자 나성범은 2루에 안착했다.

야수 실책으로 무사 2루에서 KIA 타선을 상대해야 했던 류현진은 자신의 장점인 제구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소크라테스의 삼진으로 한숨을 돌린 뒤 최형우를 1루수 땅볼 처리했고, 2사 2루에서 김선빈의 땅볼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은 뒤 재빠르게 1루로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렇게 류현진의 마지막 이닝이 마무리됐다.

예정대로 투구수를 소화한 류현진은 5회초를 앞두고 한승주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류현진은 불펜으로 이동해 자신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불펜피칭, 라이브피칭, 청백전, 첫 실전까지 OK...개막 준비 '이상 무'

지난달 23일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류현진은 곧바로 유니폼을 입은 뒤 첫 '야외'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겨우내 실내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린 류현진은 침착하게 피칭을 이어갔고, 총 45개의 공을 던졌다.

이후 26일 두 번째 불펜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같은 인천 출신의 동갑내기 이재원과 호흡을 맞췄고, 20구씩 세 차례, 총 60구를 던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구사했다. 그리고 3월 2일 라이브피칭과 7일 자체 청백전 등판으로 몸 상태를 한 단계 끌어올렸고, 이날 첫 실전에 나섰다.

첫 등판을 마친 류현진은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진행한다. 이후 5일간 휴식을 취하고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되는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선발투수로 출격할 예정이다.

한편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와 타선의 득점 지원에 힘입어 5회 현재 9-1로 리드 중이다.

사진=대전,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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