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정희 동상 2개 건립"...시민단체 "별도 추진하겠다"

백경서 2024. 3. 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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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지로 꼽히는 대구 도서관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사진 대구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두고 대구시와 시민단체가 “서로 세우겠다”며 대립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장 당선 이후 (동상건립을)쭉 생각하고 있었던 일”이라고 했지만, 시민단체는 "동상 건립을 제안했을 때는 (대구시가)반응이 없다가 왜 느닷없이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김형기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단장은 1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과거에 박정희 동상을 만든 분들이 2022년 하반기에 동상을 동대구역에 세워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7년간 창고 보관 중인 박정희 동상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이 제작해 경기도에 보관 중인 높이 4.2m 크기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연합뉴스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이하 동건추)은 2017년 “대한민국의 건국·호국·부국을 이끈 세 명의 전직 국가지도자를 기리고, 그 업적과 신념을 젊은 세대에 널리 전하자”며 동상을 만들었다. 기업인 김박 앨트웰 회장이 수십억원의 제작비용을 부담했다. 서울 전쟁기념관 등에 동상을 설치하려 했지만 거부당했고, 경기도의 한 창고에 보관해왔다. 그러던 중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낙동강 방어선의 최대 격전지인 경북에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겠다”고 나섰고, 지난해 7월 이승만·트루먼 동상은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자리를 잡았다. 마지막 남은 박정희 동상은 7년째 창고에 보관 중이다.

이후 지난해 11월 동상건립추진위가 새롭게 꾸려졌다. 추진위는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은 전남 목포지만, 기념관은 광주에 있다. 박 전 대통령 고향도 경북 구미지만, 영남의 중심인 대구에 동상을 설립해서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새로 동상을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고, 세금으로 대구시와 함께 추진하면 반발과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모금하기로 했다”며 “1차 동상 모형 제작이 끝났고, 동상과 기념관 건립에 필요한 모금을 위해 ‘공익법인’으로 변경하며 정관을 수정하려고 했지만, 대구시에서 승인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오는 15일 회의를 열어 동상 설치 장소 변경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따로 동상 건립” 나선 대구시


이런 가운데 홍준표 시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주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기념물이나 기념관들이 참 많은데 대구에는 박정희 대통령을 상징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 붙이고 그 앞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부 시민 단체가 동상 세우는 것과 무관하며 그들과 같이할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시장은 대구시의회와 논의해 세금으로 동상을 건립하겠다고도 했다. 현재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과 남구 대구도서관 등 2곳에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4월 중으로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 방침이다.

대구 도심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사단법인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 회원 등이 지난해 11월 8일 오후 대구 중구 담수회 회관에서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뉴스1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가 이미 세금으로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또 시민단체에서 모금하면 시민 부담이 가중된다”라며 “동대구역에는 지리적 특성상 무게나 크기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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