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히틀러, 푸틴, 김정은 칭찬" 전직 참모들 폭로

윤현 2024. 3. 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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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히틀러 찬양 부정했지만 전직 고위 관료들 증언 계속 나와

[윤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른 독재자들을 칭찬한 발언을 보도하는 미 CNN 방송
ⓒ CNN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를 찬양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의 앵커 짐 슈터는 자신의 책 <강대국의 귀환(The Return of Great Powers)>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전한 내용을 담았다.

슈터는 책 출간을 하루 앞둔 11일(현지 시각) CNN을 통해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 전반기 핵심 참모였던 4성 장군 출신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높이 칭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나치 장군들 장악한 히틀러 존경"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글쎄, 하지만 그는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말했고, 내가 '뭐라고요?'라고 묻자 '히틀러는 (독일) 경제를 재건했다'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가 그 재건된 경제로 무엇을 했느냐'고 말해서 나는 '각하, 그 사람에 대해 결코 좋은 말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켈리 전 실장은 "그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간과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지만, 유럽 전쟁터에서 희생된 40만 명의 미군 병사들을 어떻게 간과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가 나치 고위 간부들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도 존경심을 보였다면서 "그는 (미군) 장군들이 자신에게 충성하며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 장군들이 집단으로 히틀러에게 충성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그를 암살하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던 것을 모르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를 칭찬했다는 주장은 2021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마이클 벤의 책에서 처음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측은 "완전한 거짓"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트럼프, 자신을 터프가이로 여겨... 실제는 정반대"
 
 미국 CNN 방송의 앵커 짐 슈터의 책 <강대국의 귀환>
ⓒ CNN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고, 우리가 북한을 궁지로 몰았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군사 도발이 미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훌륭하다(brilliant)", 김 위원장은 "괜찮은 사람(OK guy)", 헝가리 오르반 빅토르 총리에 대해서는 "환상적이다(fantastic)"라고 평가했고, 푸틴 대통령도 항상 칭찬했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스로를 거물로 여긴다"라며 "그는 다른 거물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한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같은 거물들은 누구의 허락도 구할 필요 없이 사람들을 감옥에 넣을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코 터프가이가 아니라 사실은 정반대의 사람"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그가 자신을 상상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켈리 전 실장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하고 나서 자신에게 독재적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한탄했다"라며 "그는 푸틴 전 대통령과 시 주석, 김 위원장 등의 터프가이들과 자신을 같은 부류로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7월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시 주석은 강력한 권력으로 14억 명의 인구를 이끄는 똑똑하고 완벽한 사람"이라고 칭찬했고, "푸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보다 영리하다"라고 치켜세웠던 발언을 덧붙였다.

"시진핑이나 김정은 대할 때 자신의 카리스마 믿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실무를 이끌었던 매튜 포팅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카리스마와 외교적 힘을 믿었다"라며 "거의 무한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시 주석이나 김 위원장을 대할 때 그랬고, 동맹국들에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공개된 책 내용에서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국과 일본에 억지력으로 미군을 주둔하는 것에도 완강히 반대했다(dead set against)"라고 말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전 백악관 비서실장 "트럼프, 한일 미군 주둔 완강히 반대했다").

CNN은 "독재자들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존경심은 과거에도 거론된 바 있지만, 이번 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한 내용은 그의 재선 가능성을 경고하는 새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들은 그가 독재자들을 존경하는 근본적 이유는 그들의 권력을 부러워하기 때문이라고 본다"라며 "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독재자들을 일관되게 칭찬하는 사람은 앞으로 다가올 강대국들과의 충돌에서 국가 지도자로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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