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재판 지각 출석…법원 아닌 선대위 출범식 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재판부의 사전 허가 없이 ‘대장동 배임·뇌물 의혹’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가 오후에 뒤늦게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을 개정했지만 끝내 이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 시각 이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표 외에 피고인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검찰·변호인은 모두 시간에 맞춰 법정에 출석했다.
선대위 출범식과 재판 일정이 겹치는 상황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변호인 측은 재판부에 공판 개정 시간을 변경해달라고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론의 관심이 많은 사건인 만큼 피고인의 일정에 맞춰 재판 개정 시간을 변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이 대표의 불출석으로 결국 재판은 휴정했다.
재판부는 “재판기일을 오후로 변경했으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전에) 안 나오셔도 됐을 텐데, 이 사건은 관심이 많은 사건이라 피고인의 입장에 따라 기일 변경은 어려웠다”며 “ 피고인이 없으면 재판이 불가능하니 오전은 휴정하고 오후 1시 30분에 속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재판에 늦게 온 이유는 무엇인가''재판과 총선 일정을 어떻게 조율할 예정인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에는 “재판 일정에 늦어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출석한 이날 오후 재판에서 오는 19·26·29일에 사건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불러 신문키로 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이 총선 출마로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구인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다만 이 대표는 19일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반대신문권을 포기했다.
이 대표가 재판에 불출석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엔 국회 국정감사와 단식 등을 사유로 두 달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불출석해 절차가 지연됐다. 결국 지난해 10월 27일엔 피고인인 이 대표 없이 재판이 진행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에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두 차례 불출석하면 궐석 재판을 할 수 있다. 이 대표의 재판 불출석에 대해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바라본 셈이다.
이 대표는 현재 서울중앙지법 3개 재판부에서 동시 재판을 받고 있다. 대장동 사건 재판부는 오는 19일로 다음 재판 일정을 잡아놨고, 같은 재판부에서 맡는 위증교사 혐의 사건 재판은 오는 18일 예정돼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기일은 22일로 지정돼 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10일 예정된 총선까지 최소 3번 이상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총선 전에 추가로 재판기일이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는 하루에 최소 2~3개의 선거 운동 일정을 매일 소화해야 하고, 각 지역구 후보의 선거유세 지원 등을 위해 전국을 순회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날 선대위 출범식 참석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것처럼, 향후에도 선거 일정 등을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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