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신입생, 이렇게 맞이하는 것은 어떤가요?
[김용만 기자]
김해금곡고는 2024학년도 현재, 2기 학생들이 졸업하고 5기 학생들이 입학한, 개교 5년차가 된 어린(?) 학교입니다. 정확히 말해 공립대안고등학교입니다. 대학 입학만을 목표로 운영되는 학교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학교"로 전 교직원들이 학생 개개인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돕고 애쓰는 학교입니다. 그렇다고 배움을 소홀히 하는 학교가 아닙니다. 인문학, 철학, 과학, 예술, 체육, 옷만들기, 중국어, 일본어, 영상제작 등 다양한 배움을 추구하는 학교입니다.
▲ 프로그램 |
ⓒ 김용만 |
목요일은 외부강사 선생님들의 수업이기에 수업을 했고 나머지는 학생회에서 필요한 시간과 선생님들이 필요한 시간을 편성하여 운영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한 학년 15명 1학급, 2024학년도 3월 11일 현재 전교생 43명의 작은 학교입니다. 해서 학생회와 교사회의 소통이 빠르고 원활합니다. 사실 이 계획은 겨울 방학 중 학생회 일꾼 모임에서 초안을 잡았던 내용입니다.
▲ 단체피구하는 학생들 |
ⓒ 김용만 |
학생회에서 준비한 몸놀이 시간입니다. 단체 피구를 진행했습니다.
▲ 몸놀이 하는 학생들 |
ⓒ 김용만 |
또 다른 몸놀이입니다. 어찌 이런 놀이를 생각해내는지, 학생들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진지했지만 구경하는 이들은 크게 웃었습니다.
▲ 동아리 모집 활동 중인 학생들 |
ⓒ 김용만 |
올해는 학교 동아리를 꾸릴 때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작년까지는 교사들이 만든 동아리에 학생들을 모집하는 형태였다면 올해는 학생들이 동아리를 직접 만들고 홍보하여 동아리를 꾸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 길잡이 선생님과 대화 중인 아이들 |
ⓒ 김용만 |
중간 중간 선생님과의 만남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해금곡고는 담임선생님 한 분이 학급을 이끌지 않으십니다. 길잡이선생님이라고 해서 학년당 2분의 길잡이 선생님이 계십니다. 해서 한 선생님께서 7~8명의 학생과 소통하며 지도하십니다. 보다 더 학생과 긴밀히 소통하자는 의미에서 입니다.
▲ 후배들과 인터뷰하는 선배들 |
ⓒ 김용만 |
김해금곡고의 입학식 전통! 선배들이 후배들 인터뷰 하여 입학식 때 소개하기!
학생회에서 후배 1명당 선배 2명씩 미리 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걸쳐 선배들은 후배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후배들은 묻는 질문에 답만 하면 됩니다.
▲ 싹다모임 중인 학생들 |
ⓒ 김용만 |
중간 중간 전 선생님들과 전 학생들이 다 같이 모이는 '싹다모임'을 했습니다. 공통으로 전달사항, 의논할 사항이 있으면 모입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합니다.
▲ 학교 인근 마을을 산책 하는 학생들 |
ⓒ 김용만 |
입학주간 내 실내에서만 생활하면 갑갑한 면이 있어 전교생이 다 같이 마을 걷기를 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김해시 한림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촌입니다. 해서 학교 근처에 예쁜 길들이 있습니다.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다 같이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고 걸으며 도란도란 많은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 군고구마 파티 |
ⓒ 김용만 |
저녁 시간이 좀 심심한 것 같다 하여 선생님들이 아이디어를 내셨습니다. 학교에 군고구마 기계가 있어 전교생 군고구마 파티를 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6시부터 준비하시어 아이들 행사가 끝난 뒤 무료 시식회를 가졌습니다. 고구마가 진짜 꿀맛이었습니다.
▲ 입학식 |
ⓒ 김용만 |
드디어! 3월 8일이 되었고 입학식이 시작되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학교에 가족이 느는 느낌이었습니다. 미리 비치한 의자가 모자를 정도였습니다.
▲ 학부모 만남 |
ⓒ 김용만 |
입학식이 끝난 뒤 학부모님들은 오붓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배 학부모님들과 입학한 학부모님들의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학부모회가 참 잘 되어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과 금요일 하교길에 부모님들들은 1층 가사실에 만나 차도 한 잔씩 하시고 독서모임, 뜨개모임들을 하십니다. 모두 학부모님들의 자발적인 활동입니다. 학교는 단지 장소를 제공해 드리고 예산이 허락하는 내에서 지원만 해드릴 뿐입니다. 부모님들이 학교를 좋아해 주시니 학생들이 학교에 더 잘 적응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에 있는 내용보다 입학 첫 주엔 훨씬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더 자세히 적으면 좋겠지만 내년에 들어올 미래의 신입생들에게 스포가 될까 봐 이만 글을 줄일까 합니다.
김해금곡고는 공립대안고등학교 입니다. 대학 진학이 목표가 아닌 만큼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살아갈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우당탕탕협동조합'이라는 우리들의 사업체를 설립하고 도전 중입니다. 부모님들도 적극 참여하시고 김해시 농촌활성화지원센터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학교 졸업생들이 바로 사회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4학년 과정 또는 개인 사업체를 꾸리는 데 '우당탕탕협동조합'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며 같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는 이제 개교한 지 5년된 학교지만 다른 선배 대안학교들을 보며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같이 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입학식, 신입생을 맞이하는 자세를 봐도 학교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전교생 중 한 명인 개인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모인 전교생을 보려 합니다. 너의 삶과 다른 나의 삶 뿐 아니라 나의 삶, 너의 삶, 우리의 삶을 같이 살피려 합니다. 완벽하고 좋은 학교는 아니겠지만 철학이 뚜렷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2024학년도 올해, 학생회 친구들도 건강하고 신입생들은 활기찹니다. 선배들은 믿음직스럽고 선생님들은 여유가 있으십니다. 새로오신 교장 선생님은 든든하시며 새로 오신 선생님들도 밝으십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학교, 이곳은 김해금곡고등학교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에 올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화에서 독재화로 'U-턴' 감행한 윤석열 정부
- 더불어민주연합 1번 전지예, 국민후보 사퇴합니다
- "춘양에선 외롭지 않을 것" 캐나다 할머니들도 열광한 K-농촌
- '지민비조'...조국 돌풍에 조선일보가 긴장하는 이유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매장
- 공천 받자마자 '당선 축하 파티'... 국힘 후보들, 왜 이러나
- "윤 정부, 낙수효과 전부 끊어...총선에 서민 재산권 달렸다"
- 늘봄학교 후 일주일 "윤 대통령 큰소리, 학교는 재난"
- 조국 손 잡은 '이정섭 검사 처남댁' 강미정 "거악과 맞설 것"
- '친윤' 장예찬 '난교' 발언... 부메랑 된 SNS 막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