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2금융권 PF 리스크 여전히 높아" 잇단 경고

이창환 2024. 3.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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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와 캐피털사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부동산 PF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 확대와 함께 부실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회사에 부동산 PF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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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브리지론 중심 부동산 PF 리스크 더 커질 것
증권사,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 위험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공사현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증권사와 캐피털사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부동산 PF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 확대와 함께 부실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PF리스크 관련 제2금융업권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2금융권 업체들의 부동산 PF 손실이 올해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리지론은 부동산 PF 사업 초기에 받는 고금리 단기 대출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브리지론 규모는 4조9000억원으로 작년 2조40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불어난다. 특히 자본 규모 3조원 이하의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비중이 작년 9월 기준 14.5%에 이르고 올해 만기 예정인 본PF까지 합치면 30%를 상회하는 수준이라 부동산 PF 리스크에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캐피털사와 저축은행 역시 브리지론 리스크가 크다. 신용등급 AA 캐피털사의 경우 작년 9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비중이 33%에 달하며, A등급 캐피털사는 브리지론 비중이 83%까지 치솟는다. 저축은행 역시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비중이 68%에 달했다.

브리지론 부담이 지속되면서 2금융권의 충당금 적립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9월 기준 2금융권의 PF대출 충당금은 AA급 캐피털 2%, A급 이하 캐피털 5%, 저축은행 6%, 중소형증권사 10% 등으로 아직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회사에 부동산 PF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

위지원 한신평 금융1실장은 "2금융권의 충당금 적립 수준은 아직 미흡한 편"이라며 "올해 PF 부실 정리 과정에서 업권 전반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부동산 PF 리스크 현황’ 보고서를 내고 2금융권이 부동산 PF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관련 리스크를 유의미하게 줄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도 브리지론을 경고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PF에서 브리지론 평균 비중이 2022년 말 55%에서 2023년 3분기 말에도 여전히 55%였다. 같은 기간 캐피털은 브리지론 비중이 31%에서 35%로, 증권사는 26%에서 27%로 오히려 늘었다.

이들 금융사의 브리지론 손실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리지론 사업장들이 대출 만기를 연장해가면서 버티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브리지론 토지의 경매 및 공매가 확대되고, 이는 금융사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리지론 단계의 사업지가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면 투자금 대비 30~40% 낮은 가격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브리지론의 손실도 매우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브리지론 다음 단계인 본PF 역시 저조한 분양률로 위험이 커지는 중이다. 작년 9월 기준 저축은행 16개사의 본PF 평균 분양률은 33.5%, 증권 25개사는 평균 39.6%에 불과했다. 이들은 저조한 분양률로 분양가 인하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투자금 회수가 늦어질수록 대출해준 금융사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혁준 나신평 본부장은 "금융업종에서는 증권사와 캐피털, 저축은행, 부동산신탁회사들이 부동산 PF 리스크가 크다"며 "유상증자와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을 수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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