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국민생수' 콸콸 쏟아버렸다…하루아침에 역적된 中눙푸

베이징=김현정 2024. 3. 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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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민생수' 눙푸산취안 창업자이자 중국 최고 부호인 중산산 회장이 현지에서 역적 취급을 받고 있다.

그의 아들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데 이어, 회사가 판매하는 음료에 일본풍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눙푸산취안 측은 신사 그림과 관련해선 "중국의 사원을 기반으로 한 창작물"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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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광풍
SNS서 불매운동 확산
일본풍 그림 구설수…아들 국적 논란까지

중국의 '국민생수' 눙푸산취안 창업자이자 중국 최고 부호인 중산산 회장이 현지에서 역적 취급을 받고 있다. 그의 아들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데 이어, 회사가 판매하는 음료에 일본풍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과도한 민족주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중국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는 눙푸산취안의 생수 등을 폐기하는 동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들은 쌓여있는 생수의 뚜껑을 따 화장실 변기나 주방 싱크대에 부어버리며, 앞으로는 불매운동을 하며 눙푸산취안의 음료를 마시지 않겠다고 설명한다.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이 같은 여론은 며칠 전 SNS를 중심으로 이 회사의 음료에 그려진 그림들이 일본풍이라는 주장이 확산하면서다. 논란이 된 그림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와 유사하거나 '코이노보리'로 불리는 잉어연 등을 연상케 한다. 눙푸산취안 측은 신사 그림과 관련해선 "중국의 사원을 기반으로 한 창작물"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눙푸산취안의 후계자로 꼽히는 중 회장의 아들 중슈즈 사외이사가 미국 국적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회사는 한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비판 여론은 곧바로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이달 들어서만 매출이 90% 줄었고, 일부 편의점과 마트는 아예 눙푸산취안의 음료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공지하고 나섰다.

상황이 악화하자 중국 내부에서도 지나친 민족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뜩이나 민간 기업이 위축돼있고, 소비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저우더원 저장성 원저우 중소기업협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가장 무서운 것은 애국주의라는 이름으로 앞서가는 사람과 기업을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며, 여론에 의해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저우 회장은 "경제 회생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면서 "민족주의는 민간기업과의 신뢰 회복에 장애물"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눙푸산취안은 중국 경제와 사회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중 회장은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100대 부자 목록에서 추정자산 601억달러(약 78조7971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경제난으로 재산이 일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우팡 상하이재경대 경영대학 교수는 "민족주의가 팽배할 때 기업가들은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런 시대에는 국적이나 개인적 신념 같은 문제가 과장될 가능성이 높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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