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사용자 9억명 달성…기업공개 검토"

"내년 안에 흑자 전환 희망적"
IPO 가능성↑, 매각 옵션은 배제

메신저앱 텔레그램의 개발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텔레그램의 흑자 전환이 임박했으며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2021년 5억명이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9억명으로 늘었다"면서 "올해나 내년 중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년 전 도입한 광고 및 유료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로 수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글로벌 펀드 등 잠재적 투자자들로부터 평가받은 기업 가치도 300억달러(약 40조원)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텔레그램이 이익을 내기 시작하고 시장 상황이 받쳐주면 미국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로프는 상장 시점과 장소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몇 가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수익화를 시작한 주된 이유는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IPO가 텔레그램이 지향하는 가치에 민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는 2013년 형 니콜라이와 함께 텔레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텔레그램보다 먼저 개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VK의 우크라이나 사용자 데이터를 넘기라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강압에 의해 VK 지분을 친크렘린 성향의 러시아 재벌에게 매각하고 러시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를 떠나 두바이에 정착한 텔레그램은 비밀대화 기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텔레그램의 비밀대화 기능이 극단주의 콘텐츠나 가짜뉴스 확산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두로프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선거의 해를 맞이한 만큼 SNS 내 콘텐츠 관리에 신경 쓰겠다"면서도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사람들의 표현 방식을 단속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