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3수' 심창민, 선수 생활 명운 걸린 시즌
[양형석 기자]
▲ NC 심창민 |
ⓒ NC다이노스 |
NC가 2023년 시즌 최하위 키움을 꺾고 시범경기 1패 뒤 2연승을 기록했다.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11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9-3으로 승리했다. 9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3-10으로 패했던 NC는 10일과 11일 연속으로 두 자리 수 안타를 때려내는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시범경기 연승을 내달렸다.
NC는 새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이 1회 선제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서호철이 3안타 1타점 1득점, 손아섭과 김주원도 멀티히트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마운드에서는 3.2이닝 3실점을 기록한 선발 신민혁이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챙겼고 두 번째 투수 이용준이 3.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NC 이적 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사이드암 심창민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류진욱-김영규 활약 속 허전한 잠수함
2023년 75승 2무 67패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한 NC는 2023년 팀 평균자책점 2위(3.83), 불펜 평균자책점 3위(3.92)로 안정된 마운드의 힘을 자랑했다. NC는 2023년 마무리 이용찬이 29세이브를 올렸고 4명의 불펜투수가 두 자리 수 홀드를 기록했지만 NC가 강한 불펜의 힘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이 두 투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2023년 시즌을 통해 유망주의 껍질을 깬 류진욱과 김영규였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류진욱은 2016년과 2018년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데뷔 후 5년 동안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20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른 류진욱은 2021년 44경기에 등판해 1승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NC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류진욱은 2022년 4승 2패 4홀드 4.86에 그치면서 다시 성장세가 멈추는 듯했다.
그렇게 '실패한 유망주'로 전락했던 류진욱은 2023년 70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22홀드 2.15의 성적으로 NC의 특급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류진욱은 2023년 6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투수들 중에서 리그에서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 지난해보다 120%가 오른 1억 6500만 원의 연봉을 받게 되는 류진욱은 올해도 부상과 같은 변수만 없다면 마무리 이용찬 앞에 등판하는 NC의 셋업맨으로 활약할 확률이 매우 높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79순위 출신의 김영규는 입단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 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선발과 불펜으로 오가며 NC마운드의 스윙맨 역할을 하며 팀에서 점점 입지를 넓혔다. 2022년 2승 7패 1세이브 13홀드 3.41로 NC불펜의 중심으로 성장한 김영규는 2023년에도 63경기에서 2승 4패 24홀드 3.06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NC는 2023년 시즌이 끝나고 구창모(상무 야구단)가 입대하면서 토종 좌완선발이 필요해졌고 김영규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변신을 준비했다. 김영규는 선발 준비 도중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중도 귀국해 경미한 염좌소견을 받았는데 현재로서는 불펜으로 돌아갈 확률이 적지 않다. 하지만 NC는 김영규의 불펜복귀와 별개로 잠수함 불펜이 부족한데 이에 강인권 감독과 NC팬들은 한때 리그 정상급 잠수함 불펜이었던 심창민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NC 이적 3년 차, 부활은 선택 아닌 필수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심창민은 경남고 3학년 때 뒤늦게 투수로 전향해 경험은 다소 부족했지만 시속 145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프로 입단 후 어깨 통증으로 재활과 훈련을 병행한 임창민은 2012년 1군에 데뷔해 2승을 거뒀고 2013년 14홀드를 기록하며 권오준(삼성 불펜코치)과 임창용을 잇는 삼성 잠수함 불펜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2014년과 2015년 타고투저의 바람 속에 썩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던 심창민은 2016년 원정도박사건으로 팀을 떠난 임창용 대신 팀의 마무리를 맡아 2승 6패 25세이브 4홀드 2.97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심창민은 장필준에게 마무리 자리를 물려줬던 2017년엔 셋업맨으로 16홀드, 마무리 자리로 돌아온 2018년엔 17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 불펜의 핵심선수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8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한 심창민은 2020년 8월 전역해 23경기에서 7.52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에 빠졌다. 심창민은 2021년 16홀드를 기록했지만 2021년 12월 포수 김태군(KIA)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했다. 심창민은 NC에서도 필승조로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2022년 11경기 평균자책점 14.21에 이어 2023년에도 3.1이닝 동안 6개의 사사구를 허용한 후 더 이상 1군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삼성의 필승조로 활약하던 시절 2억 8000만 원까지 올랐던 연봉이 올해 8500만 원으로 삭감된 심창민은 두 번이나 FA신청을 미루면서 올해 'FA 3수'에 도전한다. 올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제외된 심창민은 퓨처스팀에서 땀을 흘린 후 11일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8회 4번째 투수로 등판하며 시범경기에서 첫 실전등판을 가졌다. 심창민은 세 타자를 상대해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물론 시범경기 1경기의 등판결과만 보고 심창민의 부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섣부른 일이다(심지어 키움은 경기 후반 대타와 대수비를 대거 투입하며 주전 대부분이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2022년 심창민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19.2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창민의 올해 첫 등판 투구내용은 매우 긍정적이다. 어쩌면 선수생활의 명운이 걸린 한 해가 될지 모르는 올 시즌 심창민은 NC불펜에서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정부, 낙수효과 전부 끊어...총선에 서민 재산권 달렸다"
- [단독] 선관위 "MBC '파란색 1',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 '감산 30%' 극복 못한 박용진, 정봉주에게 패배
- 대통령 고발장 쓴 변호사 "윤석열·이종섭은 공범"
- 유년시절을 함께 한 '드래곤볼 아버지'의 죽음... 먹먹하다
- "'낙서 테러' 경복궁 담벼락 복원, 그게 저희가 하는 일이에요"
- "용산구청 잘못, 더 구체적이어야"... 판사 질문 쏟아졌지만 검찰은 '침묵'만
- [부산여론조사] "비례정당 지지율 조국혁신당 20%"
- 한국인, 러시아서 간첩 혐의 첫 체포... 모스크바에 구금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