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운동장 급식실 건립 잠정 중단…“뛰어놀 권리 보장해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운동장 면적을 줄여 급식실을 지으려던 사업이 학부모 반대로 보류됐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는 장소도 필요하지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운동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서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북부교육지원청은 최근 인천시 부평구 굴포초의 급식실 건립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학교 구성원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 인해 올해 5∼6월께 예정된 급식실 착공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당초 목표였던 연내 준공도 어려워졌다.
900여명이 재학 중인 굴포초는 식당이 따로 없어 조리실에서 음식을 만든 뒤 각 교실로 옮기는 식으로 급식을 배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일부 학부모가 급식 편의성과 청결 문제를 내세워 민원을 제기하자 총사업비 45억원을 들여 급식실 건물을 짓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기존 운동장 전체 면적(3270㎡)에서 30% 가량인 978㎡를 단층 짜리 급식실 건물 부지로 활용하는 계획이 알려지자 학부모 반발에 부딪혔다.
이 사업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운동장에 급식실이 들어서면 1개 학급만 야외 체육수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운동장 공간이 줄어 체육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밥을 먹는 장소도 필요하지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운동장이 더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반면 급식실 건립을 찬성하는 학부모들은 학습과 식사 공간을 분리하면 청결도와 급식 편의성이 높아지고 급식실 건물 2층에 다목적 강당을 증축하는 사업으로 운동장 축소에 따른 부작용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급식실 건립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자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연 뒤 설문조사를 통해 사업 방향성을 정할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실 설계까지 마쳤으나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착공은 보류한 상태”라며 “공식 절차를 거쳐 학교 구성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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